IBS, 촉매 합성법 개발
간단한 열처리로 대량 생산
유독 용매 필요없어 안정적
우리 연구진이 연료전지 발전 효율을 크게 높이는 새로운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연료전지에 필수로 쓰이는 백금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로 평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나노입자 연구단(단장 현택환)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이 열처리 공정만으로 간단하게 백금 기반 연료전지 촉매를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백금 함량 당 연료전지 발전 성능을 기존 대비 2배가량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소자동차와 수소전기트럭은 전기자동차보다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어 이상적인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하지만 연료전지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 가격이 1㎏당 3000만원 이상이며 고성능 촉매를 합성하기 위한 합성법이 제한적이다. 촉매 비용 대비 충분한 발전 성능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에 IBS 연구진은 간단한 열처리 공정으로 백금 기반 촉매를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개발 촉매는 백금과 코발트라는 2개 금속원소를 결합한 구조다. 탄소 지지체 위에 두 원소를 두고 온도를 900℃까지 올리면 이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며 4나노미터(㎚) 크기 결정을 이룬다.
불안정한 코발트 주변을 백금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둘러싸 보호하기 때문에 촉매 성능과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 합성 과정에서 유독 용매나 계면활성제 등이 필요하지 않다. 연료전지 반응물로 사용되는 산소 기체 유입이 쉬워 효율도 더욱 좋아진다.
연구팀은 또 이온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아이노머'를 첨가제로 써 기존 촉매가 연료전지로 구현됐을 때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했다.
개발 촉매를 장착해 연료전지 성능을 평가한 결과 같은 무게 백금을 사용했을 때 기존 수소자동차 대비 2배 가까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료전지 가격 40%를 차지하는 값비싼 백금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셈이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2025년 개발 목표치를 달성한 우수한 성능이다.
현택환 단장은 “값비싼 백금 촉매를 손쉽게 대량 생산하고 소량 촉매만으로 더 높은 발전 성능과 내구성을 구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연료전지 촉매뿐 아니라 여러 전기화학 산업에 사용되는 촉매들의 성능 및 내구성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영은 부연구단장은 “연료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성능을 확보했다”며 “수소자동차의 산업적 발전은 물론 탄소 중립을 위한 수소 경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월 30일(한국시간) 에너지 분야 저명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 39.714)'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