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은행 돈잔치' 제동…금융위에 대책 지시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돈잔치'에 제동을 걸었다. 금융위원회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고금리로 인해 서민·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 부담이 커지는데, 은행권은 1인당 평균 6~7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실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를 주재하고 '은행의 돈잔치'로 인해 국민에게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가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서민 중소기업들의 상환 부담, 은행의 최근 실적 등을 보고받고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대출 부실에 대비한 은행의 대손충당금 확대도 지시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 등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 두는 비용이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최근 고금리 여파로 서민과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은행권은 역대 최고치 실적에도 소비자 서비스와 사회공헌 등에선 소홀하고 있다는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등은 전년 대비 10~20% 상승한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16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내고 배당금과 퇴직금을 늘려 주주와 임직원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불거졌다.

4대 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천명의 임직원을 내보내면서 1인당 수억원의 퇴직금을 지출했다. KB국민은행은 1인당 평균 3억8200만원, 신한은행은 3억4400만원, 우리은행은 4억4300만원 등이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퇴직할 때 지급하는 법정 퇴직금도 수억원에 이르면서 1인당 평균 6~7억원의 퇴직금을 받고 있다.

반면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이 대출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대출 연체율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출 이자까지 크게 늘자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