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전시규모 50%↑
모빌리티, 업종 간 융합 뚜렷
소니·혼다, 움직이는 엔터 표방
자가진단 헬스케어 주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린 CES 2023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나흘 일정을 마쳤다.
축구장 26개 규모의 전시장에 3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한 올해 CES는 '모빌리티' '초연결' '메타버스'를 키워드로 해서 우리 삶을 바꿔 놓을 혁신 신기술과 신제품 향연을 펼쳤다. 엔데믹 전환에 맞춰 전시 규모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커졌고, 11만명 이상의 참관객이 다녀갔다.
올해 CES의 이목은 신산업 '모빌리티'에 쏠렸다. 관련 업체 300개사가 부스를 꾸렸다. 모빌리티 산업은 업종 간 융합 흐름이 뚜렷이 나타났다. 올리버 지프세 BMW그룹 회장과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기업 CEO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간과의 교감'을 화두로 제시했다.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하는 전기차 신제품도 CES 2023에서 처음 공개됐다. 소니는 혼다와 협업한 신차 '아필라'를 선보이며 차량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농기계 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존디어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이며 인류 식량난 해결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번 CES에는 국내 기업 500여개사가 참여, 개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목적기반차량(PBV) '엠비전TO'를 공개, 눈길을 끌었다. HD현대는 '오션 모빌리티' 중심으로 바다의 잠재력을 활용해서 지속 가능한 해양 산업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도 올해 CES에 복귀, 미래 먹거리인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적극 알렸다. 아마존은 주행 중 디스플레이를 건드리지 않고 음성만으로 서비스하는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 구글은 디지털 키를 공유하는 '안드로이트 오토'를 내놨다.
가전업계는 혁신 신제품과 함께 '연결성'을 화두로 던졌다. 센트럴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제안했다. LG전자는 전시관 입구부터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으로 호응을 이끌었다.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SK그룹은 기후변화 미래상과 탄소 감축 기술로 구현한 미래도시 등을 선보였다.
'메타버스'는 이번 CES를 통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메타버스를 CES의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 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VR)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기기, VR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게임 등이 선보였다.
팬데믹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 인구의 구매력이 커진 만큼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스타트업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가 진단이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주목받았다. 우리 스타트업 100여개사도 CES에서 혁신상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제이미 캐플런 CTA 부사장은 “모빌리티는 점점 인간과 교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메타버스는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진화한다”면서 “세계의 난제를 해결할 CES 여정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