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해 만났지만 가장 큰 쟁점인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에 대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보훈부 승격과 재외동포청 설치 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3+3 협의체 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여가부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성을 포함한 인구·미래 사회 등에 대한 부분을 더 크게 확장해 다른 부서로 이를 옮기고 본부 등의 개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가부 설치 당시의 상황과 현재가 다르다는 생각이다. 성 의장은 “옛날에는 차별이 있었기 때문에 여가부가 존재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지금은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이 차별받는 일은 없다”고 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여가부 존치와 함께 확대 개편 등을 주장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우리 사회에서 총체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적·성적 차별과 임금 격차 등 구조적인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최근 10·20대는 역차별도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여성의 차별을 막되 세대별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이 민주당의 의견”이라고 했다.
여야는 국가보훈처의 보훈부 승격, 재외동포청 설치 등과 관련해서는 의견 일치를 이뤘다. 성 의장은 “국가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하는 것과 재외동포청 설치에 대해서 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재외동포재단 대신 재외동포청을 설치하면 이들의 소재지가 제주에 있어 동포들의 이용 편의성을 위해 서울이나 세종으로 이를 옮겨야 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이에 상응하는 기관이 제주도에 있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청이 있었고 우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재단을 부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특혜 시비가 붙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 의장은 “재단이 부처로 승격되면 직원들이 일반 민간인 신분에서 공무원으로 바뀌는 문제가 있다. 이 과정에서 특혜 소지가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 추진하자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견을 좁히기 위해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성 의장은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에 대해서는 양당이 대안을 가지고 내일 다시 만나자고 했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내일도 모레도 만나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도 “3+3은 무겁지 않은 조직이다. 공식적인 이런 자리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성 의장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