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거 아닙니다"…'붉은 행성' 화성에 첫 시료관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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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에 내려놓은 티타늄 시료관. 미 항공우주국(NASA)/JPL-칼텍/MSSS

화성에서 지구로 토양과 암석 시료를 가져오는 ‘화성 시료 회수(Mars Sample Return) 캠페인’이 한 단계 진전을 보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의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탐사 653일째인 지난 21일(현지시간) 암석 코어 시료가 담긴 첫 번째 시료관을 화성 표면에 떨궜다.

이 시료는 지난 1월 31일 예제로 크레이터의 능선인 '사우스 세이타'(South Seitah)의 화성암에서 채취한 것으로 '말레이'(Malay)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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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표면에 내려놓은 티타늄 시료관. 미 항공우주국(NASA)/JPL-칼텍/MSSS

분필 크기의 티타늄 관은 마치 맨 바닥에 버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히는 ‘보관’한 것이다. 시료관이 놓여진 곳은 '쓰리 포크스'(Three Forks)로 명명된 지역. 지구 밖에 건설된 임시 노천 창고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시료관은 대기가 담긴 것을 포함해 모두 18개로, 본체 배 부위의 시료관 저장 장치에 싣고 다녔다. 퍼서비어런스 자체도 현장에서 유기물을 찾아내고 암석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형광 스캐닝과 X선 장비 등을 갖추고 있지만, 분석 능력에 한계가 있다.

이에 나사와 유럽우주국은 시료를 지구의 초정밀 장비로 분석하기 위한 회수 작업, 이른바 ‘화성 시료 회수 캠페인’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로봇 착륙선이 퍼서비어런스로부터 직접 시료관을 받아 용기에 담은 뒤 로켓에 실어 화성 궤도로 쏘아 올리고, 화성 궤도에서 대기하던 다른 우주선이 이를 잡아 지구로 가져오는 것으로 짜여져 있다.

로봇 착륙선은 2028년 중반에 발사돼 약 2년의 비행을 통해 화성에 도착한 뒤 회수 작업을 진행하며 2033년께 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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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관을 떨구는 작업을 지구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JPL-칼텍/MSSS

그러나 퍼서비어런스가 시료관 전달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이에 과학자들이 플랜B로 선택한 것이 노천 창고다. 이 경우에는 로봇 착륙선에 싣고 갈 두 대의 헬기가 동원돼 시료관 회수에 나서게 된다.

노천 창고로는 헬기 착륙이 쉬우면서도, 시료관이 굴러가지 않을 만한 평평한 장소가 선택됐다. 만약 시료관이 바닥에 세로로 꽂히면, 로봇팔이 밀어 넘어뜨리는 작업도 수행할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이를 위해 분석 가치가 높은 암석을 골라 코어 시료를 채취하면서 노천 창고용 시료관을 함께 만들었다.

퍼서비어런스는 앞으로 두 달에 걸쳐 이 노천 창고에 모두 10개의 시료관을 내려 놓을 계획이다. 다음 시료관은 지그재그 형태로 6m 떨어진 곳에 내려놓게 되며, 시료를 떨군 곳의 주변 사진을 촬영해 목록을 만들게 된다.

한편, 퍼서비어런스는 시료관 분리 작업을 마치면 고대 삼각주 꼭대기로 올라가 탐사 활동을 이어가며 나머지 20여개의 시료관도 마저 채울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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