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말 조직개편에서 나란히 스마트홈 조직을 강화했다. 개발부터 운영, 사업화까지 흩어졌던 조직을 통합,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가전 구매를 좌우할 '고객경험' 향상과 함께 홈 사물인터넷(IoT) 부문 새 비즈니스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X부문 CTO 조직으로 통합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홈IoT 솔루션 '스마트싱스' 관련 조직을 DX부문 CTO 조직 산하 디바이스플랫폼센터 소속으로 일원화했다. CTO 조직과 디바이스플랫폼센터는 모두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설한 조직이다.
디바이스플랫폼센터 산하에는 기존 MX사업부 소속이던 스마트싱스팀이 옮겨왔고 홈IoT솔루션그룹이 신설됐다. 스마트싱스팀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정재연 부사장이 계속 이끌고, 홈IoT솔루션그룹은 박찬우 생활가전(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이 겸직한다.
스마트싱스팀은 삼성전자 홈IoT 솔루션 '스마트싱스' 개발과 운영, 전략 수립 등을 전담하는 부서다. 홈IoT솔루션그룹은 스마트홈 관련 사업화를 담당한다. 기존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이 담당하던 스마트싱스 사업화를 홈IoT 영역으로 확대, 세밀한 사업 기획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전략을 상징하는 '스마트싱스' 관련 개발·운영·사업화 등 전 조직을 디바이스플랫폼센터로 통합, 운영 효율성과 시너지 창출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부 단위가 아닌 전사 CTO 조직 산하로 배치,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모바일, 가전, IT기기 등 기술개발 분야와 시너지도 기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흩어져 있던 홈IoT 조직을 통합하면서 기획부터 비즈니스 창출까지 사업 전주기에 걸친 운영 효율성과 시너지가 예상된다”면서 “최근 강조되는 고객경험 향상과 스마트홈 등 사업화는 물론 연결성에 기반을 둔 삼성의 새 비전을 달성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로 '씽큐' 경쟁력 강화
LG전자는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홈IoT 플랫폼 'LG 씽큐' 관련 조직·인력을 플랫폼사업센터로 통합했다. 플랫폼사업센터는 지난해 7월 CEO 직속으로 신설한 조직으로 LG 씽큐 관련 사업 기획과 운영 등을 전담해 왔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LG전자 내 각 사업본부에 존재했던 'LG 씽큐' 개발·운영 인력과 조직은 모두 플랫폼사업센터로 일원화된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개발·운영·사업화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센터 설립 후 꾸준히 조직 역량 강화를 꾀했다. 지난 9월 플랫폼사업센터장으로 정기현 전 메타 한국대표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역할 역시 LG 씽큐 개발·운영을 넘어서 'UP(업) 가전' 등 핵심 비전 수행과 글로벌 표준 대응 등으로 확대했다.
◇고객경험 확대·새 비즈니스 창출 총력
글로벌 가전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홈IoT 조직을 강화한 것은 가전 선택 기준이 되고 있는 '고객경험' 확대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목적이다.
최근 TV나 주요 가전은 대부분 통신 기능이 탑재, 기기 간 연동·제어가 가능하다. 사실상 사용 과정에서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하드웨어(HW)와 달리 다양한 맞춤형 기능을 수시로 제공할 수 있는 홈IoT 서비스는 고객경험을 높여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래 가전 경쟁력으로 부상한 홈IoT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각각 '스마트싱스'와 'LG 씽큐'를 내세워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와 연결성에 강점을 두면서 에너지 관리에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새로운 가전 전략인 'UP(업) 가전'을 실현할 플랫폼으로 'LG 씽큐'를 전면에 내세웠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의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허브로 LG 씽큐를 제시하면서 빠르게 사용자를 확대 중이다.
조직개편은 고객경험 확대와 함께 '사업화 역량 강화' 목적도 있다. 양사 모두 홈IoT 조직에 개발·운영 조직과 사업화 조직을 통합했다. 그동안 편의 서비스 제공에 그쳤던 홈IoT 조직을 개발 단계부터 사업화를 고려하는 수익 창출 부서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홈IoT 솔루션을 활용해 아파트 분양 등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아파트 분양 시장에 진출, 지난달 기준 국내 112개 단지 10만 가구 이상에 스마트싱스를 공급했다. LG전자도 'LG 씽큐'를 활용한 스마트 아파트 솔루션을 수주 잔고 기준 10만세대까지 확보한 상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