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다. 성장률은 세계경제 위축으로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 회복세가 제약되면서 잠재성장률인 2%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것으로 봤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경기와 교역이 위축되고 대내적으로는 반도체 업황 부진, 자금도달 요건 악화, 주택수요 둔화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대외여건이 개선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의 1.6% 성장률 전망은 국내외 주요기관이 발표한 전망치보다 낮다. 한국은행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예상했다. 국제기구 예측치와 비교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국제통화기금(IMF·2.0%)보다 낮은 전망이다. 다만 아시아개발은행(ADB·1.5%), 투자은행(IB) 업계 전망 평균인 1.1%보다는 높다.
통상적으로 정부의 경제전망에는 성장률 상승에 대한 정책 의지를 담아 다른 전망기관 대비 높은 수치를 내놓는다. 그러나 올해는 한은, KDI보다 낮은 전망을 제시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월 산업활동동향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한은, KDI보다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전망에 정책 효과는 반영돼 있지 않고 현재 처한 객관적인 상황을 말씀드리는 게 의미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고용은 올해 취업자가 작년 대비 약 80만명 늘어난 기저 영향 등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크게 축소돼 1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가 특이한 경우이며 내년에는 장기 추세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둔화되고 방역 일자리가 정상화되는 것도 고용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로 올해(5.1%) 대비 오름세가 둔화한 3.5%를 예측했다. 다만 물가는 공공요금 상방압력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여전하다고 봤다.
수출은 올해 6.6% 증가하지만 내년에는 4.5% 감소할 전망이다. 선박, 친환경차 등은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겠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제품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 수입은 올해 19.2% 증가에서 2023년 -6.4%로 꺾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수출 및 투자 부진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210억달러를 내겠지만 올해(220억달러) 대비 흑자폭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