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19조원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터리 얼라이언스(산업경쟁력 분과)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이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IRA는 전기차 보조금, 세액공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현실화시켜 우리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4%에 불과하며 유럽연합(EU), 중국을 포함한 3대 시장 중 가장 낮은 상황이다. 현재 전기차 침투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IRA 등 탈중국 공급망 정책으로 인해 증가된 미국 내 전기차 수요의 상당 부분이 국내 배터리 기업을 통해 충당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6.5%에서 2025년 69%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첨단제조 생산세액 공제 제도를 활용해 배터리 3사는 2025년까지 19조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5년까지 배터리 3사가 미국내 건설하려는 공장의 총 투자비는 4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초기 투자비의 절반가량을 공제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IRA를 계기로 우리 기업이 장기 계약을 통해 핵심 광물을 미리 확보하고 배터리 공급망 수직계열화에 성공하면 신생 업체 등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도 봤다. 광물 계약은 보통 단년보다 중장기 계약 형태로 체결한다.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기존 배터리·소재 업체들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우선권을 가질 수 있다.
우리 업계는 이날 회의에서 IRA가 전기차 보조금 관련 광물과 부품요건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된 준비상황을 공유했다. 광물요건을 담은 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부품요건을 담은 북미 배터리 공장 진출은 IRA 발표 이전부터 추진하던 사항이라고 전했다. 향후 가이던스 등을 통해 구체 요건이 확정되면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IRA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쟁기업보다 한발 앞서 대응한다면 오히려 우리 산업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수시로 개최해 산업계와 정부가 원팀으로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