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실무 AI' 산업 생태계 바꾼다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결과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고려해야 할 수의 범위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가운데 한 명인 이세돌과 대결해 승리했기 때문이다. 바둑은 현재 상황과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게임으로, 컴퓨터에 기반한 AI는 그 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이 이전까지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날 이후 AI의 가능성이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고, 7년이 지난 지금은 이를 확인하는 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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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형 LG AI연구원 상무.

AI는 꾸준히 발전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거나 사물을 이해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사람이 해석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분석하는 일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로부터 핵심 요소가 되는 인사이트를 추출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의사결정을 도와주며, 데이터에 기반해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바둑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포함해 인간의 사고·판단·창작 능력도 흉내를 낸다. 이는 AI가 제조, 서비스, 물류 등 여러 분야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하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에 설립된 이후 LG 그룹 계열사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 AI 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그 결과 많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다. AI가 복잡한 데이터를 스스로 잘 이해해서 타깃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거나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은 점점 더 커질 것임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AI 비전검사 기술은 사람이 확인하기 어려운 세세한 불량까지도 정확하게 검출해 주며, 판단 근거를 최종 검수자에게 제시해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수요예측 기술은 데이터로부터 중요한 특징을 스스로 학습해서 추출해 내고 이를 활용해서 미래 예측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딥러닝은 기존에 모델링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잘 모델링할 수 있도록 해 줬고, 이는 예측 성능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데이터에 내포된 특징을 활용해서 이상이나 불량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는 이상 감지도 사전에 가능하게 됐고, 과거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그 사람의 성향을 예측해서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을 잘 추천할 수도 있게 됐다. 딥러닝 기반의 고도화된 시계열 예측은 수요예측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예측 등 더욱 넓은 범위에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 전문가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수행하던 업무가 점점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훨씬 효율적이고 정교해지고 있다.

이렇듯 이제 AI는 먼 미래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풀리지 않던 난제들을 해결하며 좀 더 효율적인 도구로서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서비스 운영 최적화, 생산 효율화, 제품 고도화, 고객센터 자동화, 위험 방지 등 다양한 부분에 이미 AI가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과 같은 초거대 AI는 AI 패러다임을 크게 바꾸고 있다. 엑사원을 통해 AI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스스로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다시 예측과 의사결정 AI의 수준을 높이는 데 사용돼 AI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날이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의 AI가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AI는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일상이자 현실이다. 모두가 AI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훌륭한 도구로 사용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상무 pr_brand@lgresearc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