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플랫폼 종사자 규모가 세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배송운송업 종사자가 전체 플랫폼 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2%에서 2021년에는 76%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를 발간했다.
플랫폼 숫자와 이를 통한 거래 규모는 확연하게 증가해왔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한국에서 배달 플랫폼 이용을 포함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2021년에는 25조7000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통계청은 한국노동연구원과 고용노동부의 플랫폼 노동 실태조사를 인용해 플랫폼 노동자는 2020년 22만명에서 2021년 66만1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5~65세 노동자의 0.9%를 차지했던 플랫폼 노동자 비중은 2021년에는 2.6%로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배달·배송·운송업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 비중이 2020년 52.0%에서 2021년 76.0%로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 비중은 2020년 66.8%에서 2021년 76.4%로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비중은 줄었지만 플랫폼 노동자 전체 규모가 커지면서 절대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종사자 중 30대와 4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2020년 30대와 40대 비중은 각각 26.0%, 27.6%였으며 2020년에는 25.5%, 26.2%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고령층이 플랫폼 노동층으로 진입했다. 2021년 50대 플랫폼 종사자 비중은 22.5%로 전년 대비 5.3%포인트(P) 증가했으며 60대 비중도 5.4%에서 10.0%로 늘었다.
향후 플랫폼 종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8~29세의 약 60%는 향후 자신이 웹사이트나 모바일을 통해 일을 찾고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는 등 젊은 세대 스스로가 플랫폼 노동 진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종사자의 규모는 크게 늘어났으나 서비스 가격 결정은 노동자보다 플랫폼의 입김이 더 컸다.
플랫폼에서의 가격 결정 주체가 플랫폼이라는 응답은 2020년 41.7%에서 2021년 62.3%로 급증했다. 본인이 결정한다고 답한 경우도 단독으로 결정한다는 14.8%에서 9.5%로 줄어든 반면 플랫폼과 협의해 결정한다는 응답은 4.3%로 집계됐다.
정인관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의 가격 결정 자율성은 낮은 편이며 가격 결정에 있어 플랫폼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라며 “무엇보다 고용 및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아 사고나 실업 등 잠재적 위협에 불안정하게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업무시간 결정의 유연성 같은 플랫폼 노동의 장점은 살리고 가격결정의 자율성과 보험적용 대상 비율을 높이는 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