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전체 시스템 이중화하겠다"

카카오가 5년 동안 정보기술(IT) 관련 인프라 투자를 기존 대비 3배로 확대한다. 인프라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산하의 최상위 조직으로 격상하고, 대규모 장애에 대비한 '재해복구위원회'와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 조성을 위한 '서비스 연속성 확보 전담조직' 등을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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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온라인으로 열린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키노트 발표 모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남궁훈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 이확영 비상대책위원회 원인조사 소위원장(그렙 CEO), 고우찬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 이채영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소위원회 부위원장.(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는 7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 2022'에서 지난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의 원인 분석과 개선 사항,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10월 15일 발생한 '먹통 사태'의 주원인으로 데이터센터 및 운영 관리 도구의 이중화 미흡, 가용 자원 부족 등을 꼽았다. 이에 인프라 조직을 전면 재구성하고 인프라 하드웨어 설비부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까지 시스템 전체를 이중화하는 것은 물론 투자를 약속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 책임으로 대표직을 사퇴한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만들 때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돼 있지 않다면 그것을 '다리'라고 부를 수 없듯이, 카카오의 서비스도 '완성되지 않은 다리'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새로 구성되는 카카오의 인프라 조직은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맡게 된다. 기존 개발 조직에서 분리돼 CEO 직속 상위조직으로 격상됐다. 고우찬 비상대책위원회 재발 방지대책 공동소위원장은 “앞으로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인재 확보와 기술개발, 삼중화 이상의 재난복구(DR) 구현 등에 지난 5년 동안 투자한 금액의 3배 이상을 앞으로 5년 동안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는 DR시스템을 데이터센터 '3개+알파'가 연동되는 삼중화 이상으로 고도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3개의 데이터센터 가운데 하나가 무력화되더라도 완벽한 이중화가 담보되는 것은 물론 여기에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기능 등 주요 서비스는 원격지 DR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멀티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 연속성을 강화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재해복구위원회'를 신설해 대규모 장애 대응을 강화하고, 장애 대비 훈련도 강도 높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연속성 확보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이 조직은 연속성 확보를 위한 필수 항목을 도출하고, 실제로 서비스를 지속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이 밖에도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인 안산 데이터센터는 전력, 냉방, 통신 등 3개 영역에서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위한 이중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배터리실과 무정전전원장치(UPS)를 방화 격벽으로 분리, 배터리실에서 불이 나도 삼중의 진화 방식이 작동하도록 해 골든타임 내 적극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