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IT 한류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지원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출 지원사업이 총 13건, 사업 규모는 9억4000만달러(약 1조2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재외공관이나 국제기구, 행정안전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디지털전환 요청이 접수됐다. 각 부처와 NIA는 협의를 통해 국내 기업과 해당국 기관을 매칭, 국내 기업 수출 판로를 열었다.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콜롬비아 관세·조세 현대화 사업으로, 2억5000만달러(3300억원)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페루 형사사법통합시스템 구축(2억달러, 2640억원), 인도네시아 데이터센터 사업(1억6000만달러, 2110억원), 코스타리카 재정통합시스템 구축 사업(1억5600달러, 2058억원) 등 굵직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NIA가 지원한 개발도상국 수출 사업은 여러 시사점을 제시한다. 우선 개도국에서 우리나라 ICT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도국은 비용과 종속성 때문에 미국 기업을 꺼리고 있다. 중국 기업은 보안 우려, 유럽 기업은 사회 성숙도를 전제로 하고 있어 개도국과 맞지 않다. 한국 기술과 기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ICT 기업의 해외 진출은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는 게 두 번째 시사점이다. 개별 기업의 독자 진출 타진, 민간 협의체를 통한 판로 모색은 논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NIA 사례는 정부기관 간 논의를 통해 기회를 발굴한 후 기업이 진출하는 방식이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담 기구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요가 있을 때나 알음알음으로 기회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7개국에 운영하는 디지털정부협력센터는 국가 간 공동협력사업, 정책자문, 기술자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기업 해외 진출을 집중 지원할 전담 기구가 있다면 IT 한류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다.

IT 한류는 기업뿐만 아니라 후방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콘텐츠 한류와 마찬가지로 국가 이미지 제고, 우호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온다. ICT 기업의 해외 진출과 기술 수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