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재정지출 구조조정,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 인상 없이는 2060년 국가채무가 전체 경제 규모 대비 145%에서 최대 231%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4일 '코로나19 이후 재정 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2060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144.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구조 전망과 이에 따른 거시경제 변수,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나타난 재량지출 계획을 반영한 수치다. 2020년 국가채무비율이 43.8%였던 점을 고려하면 30년 만에 세 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한다는 의미다.
4대 연금 등 사회보장기금 수지는 2038년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2036년 적자 전환해 2054년 완전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230.9%로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인구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재량 지출 통제에 실패하는 것을 가정한 경우다. 그러면서 이 시점이 되면 국가채무 조달을 위한 국채발행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채무 폭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재량지출 통제, 세입 기반 확충 등 3대 정책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국세수에 연동된 초중고 교육교부금은 학령인구 변화와 소득 증가,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부금 제도 개편은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28.2%포인트(P) 더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량지출 통제에 대해서도 “복지재정 수요에 대응하고 위기 이후 재정 여력의 회복 없이 또다른 위기에 대응해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정건전성의 심각한 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증세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고령화 과정을 겪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사례를 들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실효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봤다. 두 세목은 조세의 초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거론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정책과제가 제대로 이행될 경우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예상했던 144.8%에서 57.2%P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