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위원장 "구글 등 앱마켓, 독점력 남용해 혁신 저해"

애플, 수수료 논란 공정위 조사 착수에 자진시정 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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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개발사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를 방문했다. 한 위원장이 스튜디오에서 게임 효과음 제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두 번째 현장방문으로 앱 개발사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독과점 플랫폼의 공정위 개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22일 판교 테크노벨리에서 개최한 앱개발사 간담회에서 “앱마켓 시장의 경쟁 압력을 제고하기 위한 경쟁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간담회는 앱 개발사로부터 앱마켓 이용과 관련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코리아, 넷마블 등 게임사와 더불어 티빙, 드림어스컴퍼니, 스푼라디오 등이 참여했다.

한 위원장은 “시장을 선점한 거대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로 이용자가 쏠리면서 이들이 문지기(gatekeeper)처럼 독점력을 남용해 자신뿐 아니라 앱 개발자의 혁신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앱마켓 생태계 역동성과 혁신 지속을 위해 독점력 남용 행위는 적기에 시정될 필요가 있고 경쟁 압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구글이 게임사들이 경쟁 앱마켓에는 앱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애플은 공정위가 부당한 수수료 부과 행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자 자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국내 앱마켓에 입점한 앱개발사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에 수수료를 부과한 반면 해외 앱개발사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에 수수료를 부과해 논란을 빚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고 필요한 절차를 내년 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애플의 자진시정과는 별개로 조사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과 같은 독과점 플랫폼 기업을 규율할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연말까지 제정할 계획이다. 심사지침 제정안은 올해 초 행정예고 됐으나 공정위원장 공백 등을 이유로 도입이 미뤄져 왔다. 심사지침 도입이 미뤄진 동안 시장 상황의 변화가 생기고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제정안의 내용에도 일부 수정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한 제정안을 빠른 시일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정위에 앱개발사와 앱마켓 사업자의 소통 부재,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시스템 이슈, 앱마켓 사업자의 과다한 수수료 부과 등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공정위의 적극 대응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앱마켓 시장에서도 공정한 경쟁질서가 관행으로 자리잡아 혁신을 제고하고 앱마켓과 앱개발사 모두 윈윈하는 환경이 구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