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지면이 매일 대통령인데 스타 장관이 어떻게 나오겠어.”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이 1기 내각을 꾸리면서 '스타 장관'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비꼰 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는 '도어스테핑'이지만 장관이 마음껏 일하게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진심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국민과 만날 수 있는 소통 창구로 생각한다”면서 “일정상 어려움이 없다면 도어스테핑을 계속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윤 대통령은 오전에 외부 일정이나 회의가 없이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날이면 매일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 취임 초에는 문답만 나누었다면 최근에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에게 전하고픈 현안을 먼저 꺼낸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발언 무게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아침에 윤 대통령이 한마디 한 것은 통상 그날 방송과 지면·인터넷을 뒤덮는다. 현안 관련 야당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국정 지적에 설명하는 발언이라도 나온 날에는 다른 뉴스가 묻힐 지경이다.
전직 대통령들은 국민 앞에 자주 서지 않았다. 기자회견도 1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였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방법론은 고민해야 할 때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