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침체가 후공정(OSAT)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OSAT 기업 3분기 실적이 줄줄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마이크론은 3분기 매출이 2198억700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9.2% 감소했다. 엘비세미콘은 224억1800만원(8.8%)이 급감했고, SFA반도체도 36억9900만원(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컸다. 하나마이크론은 105억2800만원(29.2%), SFA반도체는 50억700만원(23.6%), 엘비세미콘은 34억9100만원(17.6%) 줄었다.
반도체 후공정은 크게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과정과 칩 보호 작업, 양불 여부 테스트로 이뤄진다. 칩을 생산하는 전공정에 이어 후공정으로 부진이 이어지며 반도체 산업 전체가 '다운 사이클'에 진입한 양상이다. 분야별로는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을 주력으로 하는 하나마이크론과 SFA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을 주로 하는 엘비세미콘은 감소 폭이 적었다.
OSAT 업체의 4분기 전망은 더 어둡다. 칩 생산이 줄면서 패키징 물량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수급 균형을 위해 내년 자본지출(CAPEX)을 50% 이상 줄이고,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도 수요 위축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내년 CAPEX를 30%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OSAT 업계는 시스템 반도체 등 고부가 사업 확장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하나마이크론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무선주파수(RF)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확대한다. 생산 거점인 베트남 시설투자도 늘리고 있다. SFA반도체는 천안 2공장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 엘비세미콘은 글로벌 팹리스 고객사에 통신용, 전력관리 반도체 패키징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시설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후공정 업계 2·3분기 실적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