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48〉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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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코로나19 이후 가장 급변한 시장을 꼽으라 한다면 단연 모빌리티 시장이 아닌가 싶다. 엄밀히 말하면 과거에는 모빌리티 시장이라고 지칭되는 산업은 없었다. 오늘날 모빌리티 시장 일부를 자동차 산업이라 지칭하거나 운수업 등으로 분류했다.

모빌리티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산업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이동성'을 기반으로 한 산업을 한 번에 지칭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라는 단어가 차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한 산업 전반에 변화를 야기했을까.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흐름은 크게 3가지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먼저 다양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이란 사용자가 모든 교통수단에 걸쳐 대안을 동시에 모색한 뒤 자신의 선호도를 고려해 직접 이동 계획을 수립해 이동하는 추세를 말한다. 즉 동시에 2~3개 이상의 교통수단을 사용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기계에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개념인 모빌리티가 더욱 부각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접근성이다. 서비스 관점에서 기존 이동수단은 정류장, 지하철역처럼 정해진 장소에서 대량 운송에 최적화된 스케줄에 맞춰 사용자가 이동했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현재 위치로 호출하는 온디맨드(On-Demand),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해 주변 자전거, 전동킥보드, 공유차량 등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대부분 모빌리티 서비스는 디바이스 중심에서 사용자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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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사용자 경험이다. 모빌리티라는 용어의 사전적 개념은 '이동성'으로 정의되지만 최근 IT 관련 언론이나 스타트업계는 이동성 개념보다 이동 편의성을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포함해 기존 교통 또는 운송(Transportation), 심지어 배달 및 여객을 대체하는 포괄적 의미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다양성, 접근성과 개발 디바이스가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의미하며, 내연기관이 사라져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전기차와 운전자가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자율주행 기능이 결합한 로봇택시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과 가치를 새롭게 정의한다.

결국 모빌리티 산업이란 운송수단의 다양성, 손쉬운 접근성, 안전한 이동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의미하며 물리적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수단의 제품과 서비스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빌리티 산업이 단순히 기존의 자동차 제조나 개인의 자동차 소유와 관련된 산업만이 아니라 차량 사용과 공유 개념으로 확장됐고 최근 모바일 기기의 O2O(Online to Offline) 기술과 연계된 산업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부각되는 최근 흐름이 친환경 기조다. 2020년 이후 등장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자동차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메가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수송 분야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가 더 강화되는 추세다. 유럽 및 북미지역 경우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대규모 벌금 부과가 예정돼 친환경 모빌리티는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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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산업은 태동 단계에 있는 신산업이다. 기존 자동차 회사가 스스로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포장하기 위한 '미사여구' 정도의 치부할 수 없는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 자동차 회사도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향후 모빌리티 산업의 가장 중심에 놓일 기업은 어느 쪽에서 나올지 기대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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