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르헨티나가 중남미 국가 중 처음으로 성 중립적 신분증명서를 발급한 데 이어 최근 칠레도 신분증에 ‘제3의 성(性)’을 도입했다.
16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성별 표시란에 'X'로 인쇄된 논바이너리(non-binary) 신분증을 발급했다.
신분증의 주인은 칠레에서 성중립 다양성을 위한 사회단체를 이끄는 셰인 시엔푸에고스. 그는 제3의 성을 공식 문서상으로도 확인받기 위해 진행한 9년간의 법정 투쟁에서 승소하면서 논바이너리 신분증을 받게 됐다.
그는 14일 새로 발급받은 논바이너리 신분증을 언론에 보여주며 “이것은 나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단적 승리”라고 말했다.
그동안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난 ‘제3의 성정체성’을 가진 ‘논바이너리’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를 공식 인정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지난해 4월 중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성 중립적 신분증을 발급했다. 주민등록증과 여권에 남성(M)과 여성(F) 외에 ‘X’ 성별 옵션을 추가했다. 이어 멕시코와 콜롬비아, 칠레가 차례대로 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뉴질랜드, 독일, 호주, 네팔 등에서 제3의 성 표기를 허용했다. 미국 역시 4월부터 여권 성별에 'X'를 선택해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