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생산능력 60만4000리터
CDMO·바이오시밀러·신약
바이오 사업 3대축 구축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은 10여년 전 신수종 사업으로 시작한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이 2011년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지난 2013년 9월 당시 업계 최대 규모의 1.8배에 달하는 15만리터 규모 2공장 건설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신생 기업의 초대형 공장 건설 계획에 우려가 있었다. 이후 2015년 11월 18만리터 규모 초대형 3공장을 착공하면서 바이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를 지속했다. 2년 만인 2017년 11월 3공장을 준공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4000리터를 보유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이달 부분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은 완전 가동 시 생산능력이 24만리터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장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한다. 전체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리터까지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수성하게 된다. 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하면서 35만7000㎡ 규모 제 2캠퍼스 설립에도 속도를 낸다.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위탁생산(CMO) 사업은 기존 단일항체 중심에서 최근 주목받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으로 확장하고 위탁개발(CDO) 사업에서는 이중항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약 7개월 만에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 8월 시험생산까지 마쳤다.
지난 4월에는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바이오시밀러 기술 역량을 내재화했다. 장기적으로는 CDMO·바이오시밀러·신약 등 바이오 사업 3대축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공동 출자를 통해 만든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테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협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20곳 중 12곳을 고객사로 확보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 설립 4년 8개월 만인 2016년 1분기 업계 최단기 흑자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창립 이후 최초로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바이오 업계관계자는 “바이오 불모지인 한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세계 최대 CDMO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바이오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 미래 혁신 기술을 선점하고자 하는 삼성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