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과학인재에서 온다]미텔슈탄이 만드는 연구 인력 선순환 생태계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IKTS는 독일 4대 연구협회 중 하나인 프라운호퍼 협회의 첨단 세라믹 소재 분야를 대표하는 응용연구기관이다.

IKTS를 포함한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독일 전역에 분포한 대학·연구기관·산업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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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어틀링 프라운호퍼 IKTS 본원장

토마스 헤어틀링(Thomas Hartling) 프라운호퍼 IKTS 본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연구소를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그는 “대학에서 교육받은 이공계 인재가 프라운호퍼를 거쳐 산업으로 가는 하나의 가속 경로를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대학들이 기초 이론과 과학적 우수성을 책임진다면, IKTS를 비롯한 프라운호퍼는 산업 프로젝트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후 인재는 자연스럽게 산업현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토마스 헤어틀링 본원장은 이를 인재의 보유가 아닌 순환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단순히 연구소 입장에서 보자면 교육 인재가 산업계로 이동하는 것을 잃는다고 볼 수 있지만, IKTS는 그것을 연구소 고유 임무 가운데 하나로 인식한다”라며 “연구소 내에서 양성된 인재가 산업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협력과 신뢰가 이어짐으로써 또 다른 연구 생태계가 새롭게 파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연구 인력의 이동이 손실이 아니라 네트워크 확장의 기회가 되는 구조를 통해 독일형 과학기술 인재 선순환 생태계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이 가능한 배경에는 '미텔슈탄'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이 자리한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프라운호퍼의 주요 파트너다.

자체적 대형 파일럿 설비 구축 등이 어려운 미텔슈탄 기업을 대상으로 프라운호퍼는 핵심 부품을 제작해 실제 생산 장비에 공급하기도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프라운호퍼 연구자는 단순히 논문을 쓰는 과학자가 아닌,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고 일정과 예산을 관리하며, 산업 리스크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운호퍼에서 석박사 과정 연구자는 실제 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부는 프로젝트 리더로서 고객사와 직접 소통하며 대학 강의실에서 얻을 수 없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본원장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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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어틀링 프라운호퍼 IKTS 본원장

그는 “프라운호퍼는 박사후연구자에게 리더십·경영·영업 역량 교육 또한 제공한다”라며 “연구 중심 트랙과 리더십 트랙 구분을 통해 젊은 연구자가 중간 관리자, 그룹 리더, 부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자에서 '기술 리더'로 성장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독일형 혁신 모델의 한국 적용에 있어 산업 구조의 차이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독일은 미텔슈탄이 촘촘히 분포해 있지만, 한국은 대기업 중심 구조가 강한 탓에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 문화가 다소 더딘 상황”이라며 “응용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을 주요 축으로 공동 R&D 문화와 더불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한다면 연구기관이 산업 혁신의 실험장으로, 그리고 그 현장에서 성장한 인재가 다시 산업으로 흡수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드레스덴=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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