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채용문화 확산을 추진한다는 고용노동부에서도 채용 불공정이 적발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3년여간 실시한 한시임기제 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 32개 직위 전부 내부응시자가 선발된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부산청은 2019년 3월부터 작년 12월까지 한시임기제 공무원 경력경쟁채용 선발시험을 실시하면서 내부응시자가 있었음에도,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의 평가위원을 내부위원으로 위촉했다. 심지어 이 중 15개 직위의 선발시험에서는 응시자와 평가위원이 동일 기관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위원 제척 회피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3년여 기간 동안 치러진 공무원 경쟁채용에서 내부 응시자만 합격하는 불공정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또 부산청에서는 2020년 6월에도 경력직 공무원을 채용하면서, 서류평가 오류로 인해 불합격자를 합격시키는 사건도 있었다. 자격증 점수와 경력 평가를 오류로 인해 당초 원점수 기준 28위가 5위로, 14위가 2위로 평가돼 서류전형에서 합격했고, 이 중 한 명이 결국 최종 임용자로 결정되돼. 서류전형에서 불합격해야 했던 응시자가 채점 오류로 인해 단 한 명뿐인 합격자로 결정된 이 채용의 경쟁률은 125대 1이었다.
이와 같은 허술한 채용은 다른 지방청에서도 발생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2020년 한시임기제 선발 과정에서 자의적으로 서류전형 합격자를 줄여서 결정해 면접대상자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응시자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또한, 면접시험에서도 적격기준 응시자에 대해 임의로 불합격 처리하는 등 관계규정 위반이 수차례 일어났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고용부에 대한 인사감사에서 이에 대해 지적하면서 노동부에 서류전형 평가와 관련된 문제로 면접 응시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응시자에 대해 구제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채용이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별도의 구제절차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 의원은 “불공정 채용이야말로 지원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노동부가 공정채용에 앞장서겠다는 만큼 내부 채용과 인사관리부터 점검을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