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1위를 달리다 돌연 방영이 중단됐다. 극중 베트남 전쟁(월남전)을 언급한 대사로 현지인들의 항의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7일 블룸버그 통신, 베트남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넷플릭스는 방영 목록에서 ‘작은 아씨들’을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은 아씨들’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외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작은 아씨들’이 특히 베트남에서 지난달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러다 종영 2회만을 남겨둔 시점, 역사를 왜곡했다며 베트남 측은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3회와 8회에서 왜곡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베트남 측 설명이다.
극중 사조직 정란회(情蘭會)를 세운 원기선 회장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으로 묘사된다. 그가 베트남 전쟁에서 ‘무공’을 세운 것으로 그려지는 한편, 드라마에는 "한국 군인은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어떤 군인은 10명까지 죽였다", "한국 군인은 베트남 전쟁 영웅" 등 같은 대사가 등장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방송정보위원회는 이 같은 대사와 설정이 한국군을 전쟁 공로자로 묘사했다고 지적하며 넷플릭스 방영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베트남 넷플릭스는 현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몇 차례 작품을 삭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도 호주에서 제작된 첩보물 '파인갭' 드라마에 구단선(九段線)이 등장하자 베트남 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처럼 대부분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를 중국 영토로 표현한 작품이다.
역사 왜곡을 이유로 한국 작품을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삭제한 것은 ‘작은 아씨들’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작은 아씨들'에서 다뤄진 일부 설정 관련 우려에 대해 말씀드린다, 향후 콘텐츠 제작에서 사회적-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가난한 집에서 자란 세 자매가 한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2부작으로 제작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