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원로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향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장례는 자택 마당에 건립한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고인은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 출신으로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100여권 저서를 남겼다.
군부독재 시절 비판 글을 쓰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되는 등 사회운동 활동에도 참여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故)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으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대중에게는 '이게 뭡니까'라는 말과 함께 정치 풍자를 하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최근 활동으로는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하고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