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자율·무인 해양쓰레기 수거로봇 개발...수거 자동화·첨단화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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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이 개발한 해양쓰레기 수거로봇을 홍원항에서 실증하고 있다.

항구와 포구에 떠 다디는 해양 쓰레기를 자동으로 수거하는 자동 로봇 시스템이 개발됐다. 이미 실증과 현장 투입이 이뤄졌고,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하경남 수석연구원 등 연구팀이 바다 위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는 무인 청소로봇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부유성 쓰레기로, 수거율은 40%에도 못 미친다. 특히 조류나 파도에 실려 항·포구에 유입되면 방파제, 부잔교, 선박 사이에 쌓여 사람이나 대형 수거선박은 접근하기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 개발이 추진됐지만, 항·포구 특화 수거장치는 없었다.

연구팀은 기획단계서부터 지역주민, 지자체(충청남도)로 구성된 리빙랩을 운영, 다양한 의견을 시스템 설계에 반영했다. 수요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국내 항·포구 특성에 맞는 수거로봇 사양을 정하고, 그 결과를 해상 실증까지 연계해 수정·보완했다. 이는 처음있는 사례다.

리빙랩을 파고가 있는 해양 환경에서 초속 1.2m 속도로 4~6시간 운용할 수 있는 무게 250㎏급 로봇을 개발 목표로 정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원격조종, 자율수행 모두 가능한 테스트 플랫폼을 설계하고, 해양로봇센터 내 공학수조 성능 시험을 거쳐 시스템 설계를 확정했다.

쓰레기가 밀집된 좁은 구역에서는 사람이 개입해 수거로봇을 원격조종하고, 트인 구역에서는 수거로봇 스스로 GPS 항법시스템을 활용해 자율 이동하며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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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의 해양 부유쓰레기수거로봇

1㎞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제어 가능한 원격 제어기술을 개발·적용했고, 조종이 쉽고 제작비용이 저렴한 무선 컨트롤러를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또 로봇운용체계(ROS)에 기반한 자율주행 알고리즘, GPS와 IMU(이동체 속도와 방향, 가속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융합한 위치 추정 알고리즘, 장애물 충돌 방지 알고리즘 등을 설계해 자율제어기술을 완성했다.

외형은 가벼우면서도 강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사용해 유선형 쌍동선 형태로 제작했다. 1톤 트럭에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이동 편의성이 높고, 구성 장비를 모두 내부 탑재해 복잡한 곳에서도 선체가 걸리는 일이 없다. 서천 홍원황에서 실증 시험 결과 무게, 속도, 운용시간, 통신거리 전 항목 성능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충청남도가 지난달 17일 태안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열린 '해양쓰레기 사냥대회'에 수거로봇을 투입한 바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