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외교참사 논란에 빛바랜 산업경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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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디지털, 인공지능(AI) 선도국가 비전 발표, 15억달러(약2조원) 투자 유치, 핵심 광물 확보 등 성과를 만들었다.

다만 욕설 등 외교 참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같은 성과도 빛이 바랬다.

북한은 윤 대통령이 귀국하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영국 런던), 유엔총회(미국 뉴욕), 한-캐나다 정상회담(캐나다 오타와) 등을 위해 지난 18일 출국한 지 일주일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디지털 시대 세계 질서를 우리나라가 주도하겠다고 전 세계에 직접 밝혔다. 이를 위해 디지털·AI 강국을 향한 지향점을 설정하는 디지털 비전도 발표했다. 반도체에 이어 AI 강국으로 발돋움해 세계 디지털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반도체는 디지털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며, AI는 현대 디지털 기술에서는 핵심적인 기술”이라며 “디지털 강국인 캐나다 순방을 통해서 반도체를 넘어서서 디지털 기술의 핵심인 AI 3대 강국의 도약을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이은 세일즈외교 성과다. 직접 첨단산업과 벤처 투자 유치 활동을 지원하며 첨단산업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11억5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2억2000만달러 규모 한미 글로벌 벤처펀드가 결성됐고, 북미 시장 진출에 나선 40여개 스타트업도 총 1억달러 투자를 받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3차례 만나면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양국 NSC(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미국 국가안보회의)를 통한 한미 통화스와프 집중 검토를 지시한 것도 성과다.

또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경기 용인)를 유치했고, 리튬·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확보하며 공급망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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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맥도날드경 빌딩에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경제 측면에서의 이 같은 성과에도, 이번 순방은 윤 대통령에겐 역대 최악의 순방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런던에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 미국 뉴욕에선 '굴욕적 한일약식회담' 논란과 '48초 한미회동' 논란에 이어 윤 대통령 자신의 욕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일각에서도 '외교 참사'라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대통령실은 일정상 변수가 많은 순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순방 막판 윤 대통령 '욕설'이 방송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모든 이슈를 잠식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직후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미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했다는 야당,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는 대통령실 주장이 충돌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윤 대통령 귀국 직후인 25일 오전 6시 53분께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를 규탄했다. 특히 이번 도발이 지난 9월 8일 북한의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임에 주목하고 미국 및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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