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기록일 가능성이 제기됐던 약 2000년 전 야요이시대 유물의 검은 흔적이 유성펜 자국으로 판명됐다.
야요이 시대는 일본의 청동기 시대이자 철기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앞서 2020년에 열린 학회에서 야요이시대 유물을 연구해온 후쿠오카시 매장문화재센터의 한 연구자는 돌로 만든 유물을 벼루로 추정하면서 검은 흔적은 먹으로 쓴 문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자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해당 유물은 일본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기존 문자 기록보다 200~300년이나 앞선 것이어서 당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유물의 흔적은 평범한 유성펜 자국이라고 밝혀졌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나라현이 설립한 가시하라 고고학연구소의 오카미 도모키 연구원은 1997년 시마네현 마쓰에시에서 발굴된 유물에 적힌 검은 선은 유성펜 자국이라고 지난 10일 열린 일본 문화재학회에서 발표했다.
오카미 연구원에 따르면, 유물에 적힌 검은 선의 화학 성분에 대한 정밀 분석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일본 기업이 생산하는 유성펜 잉크로 드러났다. 유물 정리 작업 때 흔히 사용되는 유성펜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해당 유물을 발굴한 마쓰에시 당국은 출토품 구분을 위한 정보를 적어 놓은 종이에서 잉크가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문화재 취급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