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디지털 배지, 인재양성 수단으로 자리매김

단기교육과정 확산에 필요성↑
IBM·아마존·시스코 등 적극 채택
DID·NFT로 데이터 신뢰성 확보
국내외 대학서 도입·활용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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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학습 이력과 경력을 증명하는 디지털 배지에 관심이 높아진다.

기업과 대학에서 교육과정에 디지털 배지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도 디지털 배지 활용을 위한 정책 연구 및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교육부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디지털 배지를 활용해 인재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학습이력·경력 한눈에 확인

배지는 전통적으로 옷이나 가슴에 다는 장신구로 자격, 직위, 계급, 경력 등을 나타냈다.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대회나 보이스카웃 등에서는 배지를 통해 교육과 훈련에 대한 성과를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상업적으로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가장 잘 활용하는 분야는 게임이다. 배지는 고유한 모양의 디자인으로 게임 이용자의 레벨, 랭크, 전적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동 발급된다. 미션 달성 여부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용자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게임의 흥미와 동기부여를 해준다.

게임 이외에 국내에서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가 '당근마켓'이다.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유저가 게임 내에서 하는 다양한 거래를 기반으로 '활동배지'를 부여하고 있다. '득템의 시작' '당근 홀릭' '단골 손님' '판매의 달인' 등으로 이용자 활동 데이터 기반의 배지를 부여하고 있다.

◇디지털 배지, 마이크로 러닝을 만나다

디지털 배지는 에듀테크와 만나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다. 종이 기반의 졸업증이나 자격증 발급에서 나아가 교육·훈련의 디지털전환(DX)을 지원한다

대학은 온라인공개강좌(MOOC) 등장 이후 이러닝(e-러닝)시스템에 디지털 증명, 인증 제도를 연계하려는 노력을 강화했다. 기존 학위나 자격증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 교육방식 이외에 '마이크로 디그리(단기 학위 과정)'·'나노 디그리(초단기 학위 과정)'과 같은 '마이크로 러닝(단기교육과정)'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배지를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기존 교육 인증 방식이 종이로 된 규격으로 인해 공개·공유가 제한적이었던 것에 반해 디지털 배지는 기술, 지식, 경험, 역량을 시각 데이터화해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과 같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쉽게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와 함께 게임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하고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어필하는 요소 중에 하나다.

4차 산업혁명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은 발전속도가 빠르고 기업에서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실무 능력이다. 기업은 개인이 최신 기술을 습득, 증명,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디지털 배지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학위나 성적보다 실무 능력, 경험 등을 중시하는 글로벌 업무 트렌드를 반영한다. 해외에서도 IBM, 아마존, 시스코 등 디지털 기업이 앞장서 인재 양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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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디지털 배지 이미지

◇디지털배지, 오픈배지·블록체인으로 진화

디지털 배지 시스템이 교육·훈련 분야에 자리잡는 데는 오픈배지와 블록체인이 크게 기여했다. 디지털 배지는 발행기관·기업마다 만들 수 있지만, 이를 다른 플랫폼으로 쉽고 편리하게 공유·관리하려면 표준 규격이 필요하다. 비영리소프트웨어(SW)단체인 모질라재단 주도로 만들어진 '오픈배지'가 대표적이다.

모질라재단은 오픈배지로 디지털 배지에 대한 글로벌 표준 규격을 제시했다. 이후 오픈배지는 이러닝·에듀테크 관련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국제표준화 단체 IMS 글로벌로 운영 주체가 옮겨졌고 학사관리시스템(LMS)에 발맞춰 고도화가 이뤄졌다.

현재는 디지털 배지 관련 국제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주요 대학과 기업에서는 IMS 글로벌로부터 오픈배지 인증을 받은 배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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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글로벌이 제시하는 오픈 배지

한양대가 주관하는 대학 e-러닝(이러닝) 학점인정 컨소시엄에서 레코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오픈배지를 활용하고 있다. 국가직무표준능력(NCS) 직업기초능력 10개 역량군에 기반해 개발된 이러닝 과목 수강 후 오픈배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레코스가 제공하는 오픈배지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블록써츠(Blockcerts)를 통해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거래 기록이 전송, 공유되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록의 안정성이 확보되면서 개인이 습득한 역량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며 배지 활용이 가속화됐다.

대학은 학사, 행정, 경력관리 전반에 블록체인 기반 분산식별자(DID) 인증을 도입하고 있다. 중앙대는 학부 졸업생 2000명을 대상으로 대체불가토큰(NFT) 학위증을 발급했다. IT통합보안·인증기업 라온시큐어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이 개발에 참여했다.

산업부는 2024년까지 교육용 배지 통합 운용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K-OpenBadge 서비스' 플랫폼 연구개발(R&D)을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소프트제국, 타임교육C&P, 현대영어사가 주축이 된 국내 에듀테크 기업 컨소시엄이 개발에 착수했다.

노원석 레코스 대표는 “기업은 인적자원관리(HRD) 수단으로 디지털 배지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며 “디지털 배지에 개인의 모든 학습, 경험, 경력, 기술 이력이 저장·관리되면 기업에서는 이러한 정보 기반 인재 탐색과 채용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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