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긱이코노미를 여는 기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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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소수 자산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세무 서비스가 탈바꿈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공유경제 확산으로 초단기 노동자인 긱워커와 N잡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무플랫폼의 사회적 효익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세무 시장의 경우 고소득자가 주요 대상인 반면에 자비스앤빌런즈가 제공하는 삼쩜삼 플랫폼은 소득을 불문하고 모두를 아우르는 서비스다. 민간 플랫폼 세금 환급 서비스가 기존 세무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비스앤빌런즈는 1000만 긱워커를 대상으로 클릭 몇 번이면 간편하게 세금 신고를 완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 과정이 5분 이내에 가능하며 지난 5년간 쌓인 환급금까지 한 번에 찾아주기도 한다. 올해 6월 기준 삼쩜삼을 통해 실현된 누적환금액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 플랫폼 내 평균 환급 금액은 17만7000원이다. 코로나19 상생 지원금이 인당 25만원임을 고려하면 이용자에게 유효한 소득이라 평가할 수 있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1000만명에 달하는 긱워커가 생활 전반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해 고객 부를 늘려주고 싶다”며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서비스로 라인업을 확대해 슈퍼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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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김정희 전자신문 플랫폼유통부 부장.

대담=김정희 플랫폼유통부 부장

-자비스앤 빌런즈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성과를 소개하면.

▲기업간거래(B2B) 세무경리서비스 자비스와 프리랜서 종합소득세 환급 및 신고를 도와주는 삼쩜삼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인공지능(AI) 경리사업인 자비스를 출시했다. 대학원 재학 시 영수증을 관리하면서 고생했던 경험이 떠올라 간편한 기업 경리 프로그램을 출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세무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피보팅 했다.

삼쩜삼은 2020년 5월 출시해서 올해 4월 초 10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7월 말 현재 1250만명이다. 삼쩜삼을 통해 고객이 돌려받은 세금 환급액 총액은 7월 말까지 약 5210억원이다. 1인당 평균 환급액은 18만원이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 분석 결과 세금 환급액 총액의 사회적 후생 효과는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징세비용인 50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납세자가 지불해야 하는 납세협력 비용 절약 효과도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환급금을 받은 고객은 소비를 하게 되는데, 이는 시장 관점에서도 선순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수익 모델은 서비스 이용 수수료다. 환급액의 10~20%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1만원 이하로 환급액이 낮으면 무료다.

-AI 경리사업에서 세무로 비즈니스 모델을 피보팅한 이유는.

▲B2B 자비스 성장이 느렸다. 경리나라 등 쟁쟁한 경리 서비스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는 했지만, 연 매출이 30억~40억원에 불과했다. 추가 투자를 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엔젤 투자를 받아 데스밸리를 간신히 넘겼다. 다음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돈워리, 돈받자 등 사업자를 위해 미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이용 고객이 많아져 설문을 했더니 “놓친 돈을 찾아주는 서비스인가 싶어 들어왔다”고 했다. 이때 세금이나 지원금 분야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고객을 대상으로 현 삼쩜삼 비즈니스 모델을 파일럿 테스트했고, 그때부터 지속 성장하게 됐다.

-긱워커에 주목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시장이 이렇게 큰 줄 모르고 시작했다. 하지만 근로소득자가 월급이 높지 않으면 부업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대리, 배달, 강연, 당근 중고거래 하는 것도 돈을 버는 행위다. 때문에 이들도 긱워커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긱워커 리서치를 한 결과 긱워커 인구는 1000만명으로 규모가 상당했다. 지금까지 일하는 생태계는 회사와 직원의 관계가 뚜렷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정규직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노동자도 한 회사에 얽매이기 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생활문화가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으로 다양한 분산 협업 툴이 나오면서 회사와 노동자가 이같은 계약을 맺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통해 한 식당에 종속돼 배달하던 라이더의 고용 형태를 긱워커로 바꿀 수 있었다. 우버, 타다, 강의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이 나오며 긱워커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사회 시스템도 긱워커를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이들이 생활 전반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부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플랫폼 이름을 삼쩜삼으로 지은 것도 모든 긱워커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서다. 긱워커 원천세는 3.3%다. 소득세를 내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편리한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 등 하반기 전략은.

▲아직까지 긱 시대에 걸맞은 사회 시스템이 미비하다고 본다. 4대보험이나 세금신고, 대출·신용등급 평가, 노후준비 등 긱워커가 안정적으로 일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회사를 나오는 순간부터 회사를 통해 받아온 사회 보장이 끊긴다. 삼쩜삼은 긱 시대 인프라로서 새로운 생태계가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하반기 삼쩜삼의 전략은 비세무 영역과 세무영역으로 나뉜다. 비세무 영역에서는 긱워커가 쉽고 편리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알바몬 등 기존 서비스와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긱워커가 금융 기관에서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받을 때 겪을 수 있는 고금리, 저한도 등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NICE평가정보와도 협력하고자 한다.

세무 영역에서는 기존 종합소득세 신고·환급에서 서비스 대상 범위를 부가세 환급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차원에서 장애인 공제를 쉽게 신청하고 환급받을 수 있도록 삼쩜삼 프로세스에 녹여낼 계획이다. 미혼모 공제, 다자녀 공제도 모르는 이용자가 많다. 해당 부분도 빠짐없이 적용해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하겠다.

데이터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본인의 연봉이 얼마나 올랐는지, 세금은 얼마나 내고 있는지, 부업 소득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용자가 본인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앱 이용률을 높이고 이용자 록인(Lock-in)도 가능할 것이다.

-다양한 회사와 협업을 준비 중인데, 어떤 시너지를 예상하나.

▲자비스앤빌런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과 협업을 준비 중이다.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리가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속도다. 협업하는 회사는 긱이코노미 시대의 변화를 준비하는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세금, 일자리, 금융 분야 기업과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세금 측면에서는 세무 커버리지를 확장할 수 있는 기업과의 협력을 준비 중이고, 일자리 분야에서는 긱잡 구인구직 매칭 서비스를 함께 준비할 사업자를 모색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NICE평가정보 외에도 원하는 고객에 한해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금융권에 제공해 원활한 금융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보안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ISMS 인증을 올해 안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요구되는 수준보다 빠르고 강한 보안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세무사회와 법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지난해 3월 한국세무사협회 고소·고발 이후 18일 경찰에서 무혐의 결정이 났다.

삼쩜삼은 회계 '프로그램'이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다. 세무사회에서 첫 고소·고발할 때 알선 이슈를 제기했다. 플랫폼 내부적으로 세무사가 아닌 누군가가 세무 처리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경찰에게 우리 프로그램과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충분히 설명했다.

삼쩜삼은 기존 세무사 영역을 침범하고 있지 않다. 현재 삼쩜삼의 주요 이용 고객은 프리랜서로 세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다. 세무사의 기존 고객군이 아니다. 이들에게 삼쩜삼이 편리하게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삼쩜삼하우와 마이비즈 등 세무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포부는.

▲시대를 가르는 기업이 되고 싶다. 자동차 시대를 연 것은 포드고, IBM과 MS는 PC 시대를,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를 열었다. 아직까지는 긱이코노미 시대가 열렸다고 보지는 않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열릴 것이라 본다. 그 시대를 어떤 기업이 열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자비스앤빌런즈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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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1996년 KAIST에 입학,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시스템 엔지니어다. 2004년 KAIST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당시 헬리콥터 로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정보기술(IT) 경험을 쌓았다. 2006년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에 입사해 무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 사업에 참여했다. 와이브로는 휴대폰 3세대(3G), 롱텀에벌루션(LTE)처럼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후 위자드웍스 마케팅 이사를 역임했다. 2009년 인맥 기반의 지식 유통 플랫폼인 ITH를 창업했으며 2011년 그루폰 코리아, 2012년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지냈다. 명함 자동 등록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리멤버를 2012년 창립했다. 이후 대학원 시절 영수증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던 경험을 살려 기업경리프로그램 자비스를 2015년 고안했다. 2020년에는 긱워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자비스 앱에 개인 세무 신고 및 환급 서비스인 삼쩜삼을 출시했다.


정리=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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