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국내 판매량 집계
테슬라, 작년比 42% 감소
非테슬라는 154.6% 급등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7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올해 들어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가 8000대 이상 팔려나갔다. 테슬라가 물량 부족과 수차례 가격 인상으로 부진한 사이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가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내놓은 결과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와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테슬라 국내 판매량은 6746대에 그치며 작년 동기(1만1651대) 대비 4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8045대로 작년 동기(3160대) 대비 154.6% 증가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물량을 1대도 공급하지 못하며 월 등록 대수 0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국내 물량을 분기별로 한 차례만 선적해 비정기적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지난해부터 서너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리며 고객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도 테슬라가 외면 받은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 대표 차종 모델3 가격은 작년 5999만원에서 올해 7034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올랐다.
테슬라 대안으로 구매할 만한 전기차가 많아진 점은 시장 확대에 긍정 요소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상품성과 보조금 위주로 형성된 국산 전기차 시장과 다른 구매 양상을 보인다. 주행거리가 짧거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전기차가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만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1회 충전 주행거리 159㎞에 불과한 미니(MINI) 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7월까지 788대나 팔렸다. 최신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이 높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도심 출퇴근용, 세컨드카로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가 판매 호조 비결이다. MINI는 매년 1만대 이상이 팔린 만큼 수입차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테슬라 빈자리를 채울 모델도 인기를 얻고 있다. 테슬라 모델3 대안으로 꼽히는 폴스타2는 1347대 팔리며 브랜드 출범 첫해부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모델Y처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 전기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918대, BMW iX3는 807대를 기록했다.
억대 전기차로 보조금을 못 받는 모델도 순항 중이다. 포르쉐 타이칸(932대)과 벤츠 EQS(591대), 아우디 e-트론(390대)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테슬라 상위 라인업인 모델S나 모델X보다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타이칸은 최대 2년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대기 고객이 많다.
올 연말까지 폭스바겐 ID.4와 아우디 Q4 e-트론, 벤츠 EQE, BMW i7 등 최신 모델이 연이어 나올 예정이어서 수입 전기차 시장 성장을 가속할 전망이다. ID.4와 Q4 e-트론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최종 가격을 고심하며 출시를 준비 중이다. EQE와 i7는 보조금 대상이 아닌 고가 모델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