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대만으로 향하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탑승한 비행기를 추적하려 시도했지만 미군의 전파 방해로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4일 중국군과 가까운 익명의 소식통과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PLA)은 당시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미 공군 소속 보잉 C-40C를 추적하기 위해 해상에는 055형 최신 구축함을, 공중에는 젠(J)-16D 전자전기를 투입했다.
하지만 중국 측 전자전 장비는 미 항공모함 전단에서 출격한 군용기의 전파 방해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공군 분야 군사전문가 허위안밍은 “중국군 055형 구축함이 보유한 레이더 탐지 범위는 500㎞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유효 범위는 그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탐지 범위가 넓은 비교적 신형 레이더를 갖춘 구축함에 운용이 덜 익숙한 함상 요원을 배치산 상황을 감안하면 펠로시 의장 전용기 위치를 특정하지 못한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SCMP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전후로 미국과 중국군 사이에 전례를 찾기 힘든 정찰·정보전이 전개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은 미군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인 지난 5일 하루에만 최소 7대의 정찰기와 조기경보기를 대만 인근 해상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제멋대로 짓밟는 것”이라면서 “반드시 단호한 대응과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