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활용의 교과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중요한 요인을 '고객에 대한 강박적 집착(Obsessive compulsive focus on the customer)'으로 꼽았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CRM(고객 관계 관리)이라는 개념 하에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개개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핵심은 지금도 동일하다. 여기에 디지털 채널의 보편화와 데이터 관련 기술의 빠른 발전, 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와 규모가 기업 내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로 확대됐다.
외부 데이터는 기업이 보유한 내부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내부 데이터를 통해 제한적으로 해석했던 고객의 맥락을 외부 데이터를 더함으로써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예로 국내 한 증권사는 내부에 보유한 고객의 성별, 연령, 지역, 직업 데이터 등에 외부 신용평가사의 소득, 자산, 현금 여력 정보 등을 결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장된 차원에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완결성 높은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할 예정이다.
기존에 시중 데이터 마켓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데이터 상품은 데이터 공급 기업이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만을 활용, 일괄적으로 정의한 기준에 따라 가공한 정보다. 때문에 데이터 수요 기업이 필요한 기준으로 내부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하는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데이터 공급 기업과 별도 제휴나 거래 절차가 필요한데 시간적, 자원적 소모가 커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면 고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오브젠은 기업이 보유한 내부 데이터의 수익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외부 데이터의 실질적인 활용도를 높이고자 포털 서비스, 카드사, 통신사, 신용평가사 등 다양한 업종의 선도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요 기업은 활용하고자 하는 니즈에 맞춰 유연하게 외부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활용할 수 있다. 향후 제휴 업종과 제휴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많은 기업이 고객에 대한 전방위적 인사이트를 확보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개별 고객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이다. 현재 빅데이터 마케팅은 개인화와 매스성 콘텐츠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한 상품, 서비스를 개인의 특성과 선호에 맞춰 제공하는 형태다. 고객의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한 개인화와 함께 타깃 시장에 대한 정교한 분석에 기반한 효과적 콘텐츠 구성이 필요하다.
또 데이터가 부족한 신규 고객에 대한 이해는 기업에겐 숙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의 기존 고객 데이터가 아닌, 외부 시장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의 몇 개 증권사가 비즈니스나 서비스, 마케팅 캠페인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금융, 생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시장의 페르소나를 유연하게 정의하고 이에 대한 금융, 주거, 직업 정보 등을 확인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도입을 결정했다. 예를 들어, 신규 출시 서비스의 주 타깃 고객이 서울에서 근무하는 30대 고소득 직장인일 때, 타깃 시장을 근무지, 연령, 소득, 직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의해 해당 시장에 대해 자산 규모, 현금 여력, 주거지, 직업, 근무 기간 등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도입을 결정한 마켓 인사이트 플랫폼은 우수한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유연한 페르소나 정의와 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지원한다. 이를 활용해 기업은 목적에 따라 정의한 타깃 시장에 대해 정확한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내부 데이터와 연계해 특정 시장에 대해 기존 고객과 시장 전체 데이터를 비교·확인해볼 수 있다.
외부 데이터는 내부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 고객과의 관계 강화는 물론, 신규 시장 대상의 성공적 마케팅을 위한 열쇠다. 외부 데이터를 통해 우리 고객과 시장에 대해 완결성 높은 360도 뷰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선진화된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