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친환경 물류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국내 기업들이 도입 중인 친환경 트럭을 넘어 자전거·열차·비행기 등 다양한 운송 수단에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는 모습이다. 물류 전용 지하터널이나 친환경 발전 물류센터 등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전기 화물기 '앨리스' 12대를 발주했다. 글로벌 전기 항공기 제조사 '이비에이션'이 제조하는 앨리스 화물기는 최대 1200㎏의 화물을 적재·운반할 수 있다. 1시간 비행에 필요한 충전시간은 약 30분이며 최대 항속거리는 815㎞다.
페덱스익스프레스는 오는 2023년 친환경 소형 항공기 '차파랄'을 시범 운항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파랄은 별도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페덱스는 차파랄을 물류 창고 간 화물 운송 작업에 투입해 효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친환경 배송을 위한 '전기 화물자전거'(카고 바이크)를 도입하는 사례도 많다. 카고 바이크는 합법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있으며 트럭이 진입하기 힘든 보행자 구역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카고 바이크 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 약 1조3423억원에서 오는 2030년 7조328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비롯해 UPS, 페덱스, 독일 라이틀(Rytle)이 카고 바이크를 선보였다.
스위스에서는 지하 물류터널 프로젝트 'CST(Cargo Sous Terrain)'가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다. 도로·철도 등 포화된 지상 물류망 대신 지하에 물류 전용 터널을 뚫어 무인 로봇이 24시간 화물을 옮기는 방식이다. 1단계 터널은 스위스 취리히와 해르킹앤-니더빕을 연결하는 70㎞ 구간으로 오는 2031년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CST는 오는 2045년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화물 트럭 수가 최대 4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는 항저우와 닝보에 위치한 보세창고 지붕 위에 총 10만㎡ 넓이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알리바바는 두 창고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5535톤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총 50만㎡에 달하는 물류창고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해외에서 수입한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해 초저온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LNG 냉열은 액화 상태의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영하 162℃의 LNG를 0℃로 기화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다. 그간 버려지던 냉열을 냉동·냉장 물류센터에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50~70% 줄이는 기술이다. 국내도 평택에 LNG 냉열 물류센터가 있으며 인천·부산 등에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