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교수팀, 철:니켈 최적 비율 8.7:91.3 도출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효율 향상…상용화 기여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으로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수전해 촉매 철-니켈 비귀금속 최적 조합 비율을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그린수소의 생산 효율을 높여 수소연료전지 엔진이 탑재된 트럭·트레일러·기차 등 대량 수송기관 보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온실가스 배출 없이 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전해는 이론 전위(1.23V)보다 높은 전압을 인가해줘야 수소가 발생한다. 이론 전위보다 높은 전압, 즉 과전압은 결국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과전압을 낮추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이때 산소극(+극)은 수소극(-극)보다 5~10배 정도 높은 과전압을 가지고 있다. 결국 산소극 촉매의 과전압을 낮추는 것이 효율적인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재영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수전해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비귀금속 촉매인 철과 니켈의 최적 비율을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해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철-니켈 촉매를 다양한 비율로 합성하고 그 특징을 변수로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이어 딥러닝을 통해 철-니켈 촉매의 수많은 변수를 종합해 과전압을 표현하는 수식을 제시했다. 이 수식을 통해 과전압이 최솟값일 때의 철-니켈 촉매의 최적 비율 '철(Fe):니켈(Ni) = 8.7:91.3'을 도출했다.
이리듐계 귀금속 촉매는 산소극의 과전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철과 니켈은 대표적인 비귀금속 전극 촉매로서 가격이 낮고 매장량이 풍부하며 산소 발생을 위해 높은 과전압을 가지지만 두 촉매를 적절히 조합하면 시너지 효과로 인해 과전압을 낮출 수 있다. 과전압을 조금이라도 더 낮추기 위해 두 금속의 비율을 조절하려는 연구가 꾸준히 시도되고 있지만, 철이 10% 내외일 경우 과전압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보다 정밀한 비율을 실험적으로 제시한 연구 결과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수전해 촉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인공지능이 제시한 것”이라며 “딥러닝 알고리즘이 촉매가 가진 자연 특성뿐만 아니라 두 금속 간의 최적 비율을 계산해 낸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이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지스트의 'AI 기반 사회문제 해결 융합인재 양성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해외우수연구기관협력 허브구축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A'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최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