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갤럭시 언팩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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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통신미디어부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다. 5월 한 달 판매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억대 미만으로 처음 떨어졌다. 반도체 부품난과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닫았다.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선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은 고객 방문이 급감하면서 위협받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성비)이 높은 보급형 중저가 스마트폰이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5세대(5G) 이통 중간 요금제도 검토되고 있지만 도입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갤럭시 언팩이 1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도 함께 열린다. 세계에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파트너사 등을 초청했던 과거에 비해서는 참석 인원 규모를 다소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초격차 기술 혁신을 보여 줄 언팩이 일부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리는 것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오프라인 언팩 행사를 개최한 것은 2020년 2월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이 언팩 데뷔 무대에 올라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 등을 소개했다. 당시 현장에는 3000여명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듣고 신제품을 가까이서 보며 만져 보는 기회가 마련됐다. 흥분된 분위기에서 세계 각지에 뿌리를 둔 참석자가 보이는 신제품 반응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나 접하던 해외 테크 전문가 혹은 유명 IT팁스터 등과 교류하고 신제품에 대한 의견 교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의 의미는 단순히 특정 제조사의 신제품 발표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 산업의 미래 방향성과 기준을 제시하고 새 카테고리를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축제 한마당이다.

언팩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4, 갤럭시Z 플립4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에 폴더블폰 첫 출시 이후 3세대를 거치며 완성도 향상과 상품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물이 베일을 벗는다. 진정한 폴더블폰 대중화 포문을 열고 삼성전자의 승기를 굳힐 핵심 주자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언팩까지 남은 1개월 동안 폴더블 신제품을 둘러싼 각종 루머와 제품 정보 유출로 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오를 것이다.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이뤄지는 갤럭시 언팩의 귀환이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