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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화두다. AI는 인공과 지능이라는 잘 알 수 있는 단어가 결합된 것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나 메타버스는 새로이 생성된 단어로서 일반인에게는 마냥 생소하다.

다양한 정의가 가능한 메타버스

AI는 기술이고 메타버스는 그 기술로 만드는 서비스라고 설명을 시작해 보자. 메타버스는 매우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어 이를 서비스라고 정의하는 데는 두려움이 앞선다. 메타버스의 사전적 의미는 초월 세계, 즉 현실세계를 초월한 세계를 의미한다. 가상세계라는 말을 인터넷이 만들어 주는 사이버 세상에 이미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동원했다. 인류는 태초부터 비현실적인 가상세계를 상상하고 언어와 그림으로 그것을 표현해 왔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표현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해 이제는 현실과 비현실을 감각적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수준까지 이르렀다.

3차원 공간에서 사실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특수안경과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장치가 동원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메타버스란 컴퓨터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의 출현으로 볼 수 있다. 컴퓨터와 소통 방식이 새로운 장치 활용으로 3차원 세계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메타버스를 웹 3.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공간은 이미 컴퓨터 게임에서 많이 경험을 했던 것이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메타버스를 게임 공간에 현실적인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는 어떠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을까? 현실세계를 표현한 후 가상의 상황을 일부 추가할 수도 있고 현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상상 속 가상세계를 만들 수도 있다. 현실에 추가해 가상 상황으로 확장했다는 뜻을 강조해 증강현실이라는 어휘도 사용된다.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는 두 가지 경로가 있을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 가상세계 방향으로 연결이 가능할 것이고 그 반대 방향도 가능할 것이다,

현실세계의 물건을 가상세계 속에 쌍둥이처럼 동일하게 만드는 디지털 트윈이라는 아이디어와 기술도 재미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가상세계 속에서 현실세계 상황을 실험해 볼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 기계가 고장난다면, 현실세계의 기계도 곧 고장이 날 것으로 예측해 현실세계의 기계를 즉각 교체한다는 등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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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타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현실 인물과 유사한 모양의 아바타, 즉 가상인을 만들고 나의 아바타가 친구 아바타들과 가상세계 속에서 소통한다는 시나리오다. 현실세계의 사회적 소통이 메타버스 공간 속으로 연속되는 것이다. 자신을 표현한 아바타와 친구 아바타 간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통한다. 입력 기기들을 물론 자연언어와 영상으로 소통을 시도한다. 이런 점에서 볼 것 같으면 메타버스는 소셜네트워크, 즉 SNS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소통 촉진을 핵심 비즈니스로 하는 페이스북이라는 회사는 메타버스에 올인하면서 회사 명칭을 '메타'로 변경했다. 특수안경 제작에 집중하고 AI를 이용한 대화기술을 연구하는 등 가상세계에서 SNS 서비스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메타버스가 구축됐다면 사람들은 그 가상세계에서도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을 하기를 원할 것이다. 또 그 공간 안에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자 할 것이다. 메타버스 속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예술을 감상하고 교육을 받는다. 메타버스 속으로 출근해 업무를 수행하며 상거래를 한다. 심지어는 메타버스 속에 가상 건물을 구축하고, 그것을 부동산처럼 거래한다.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선거운동을 대신하는 현상을 우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경험했다.

가상세계에서 유명 연예인의 아바타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가상세계의 예술 공연이 현실 세계 공연보다 더 풍요롭고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공연 예술은 시공의 제한을 넘는 이점이 크다. 전세계에서 수억명이 동시에 아이돌의 공연을 감상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다양한 형태의 미술품을 잘 분류한 가상의 전시관도 기대된다. 더구나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디지털아트의 경우에는 가상공간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교육이 현실세계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따라서 원격교육 환경이 메타버스로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쉽게 융합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의 흥미를 유발해 그들이 깊게 몰입하게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게임을 한참 했더니 필요한 지식이 자연스럽게 습득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메타버스 환경에 풍부하게 만드는 것을 이 시대 교육기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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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구축에는 많은 AI 기술 필요

증강된 가상환경을 만드는 것에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는다. 그 공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많은 참여자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타버스 플랫폼의 구축과 운영에는 엄청난 수준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상상해 봐라. 사실적인 3차원 아바타가 동작하게 만드는 데에도 많은 컴퓨팅이 필요하겠지만, 이 아바타가 다른 아바타, 혹은 가상 물체들과 자연스럽게 교감하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지능적 반응, 컴퓨팅 능력과 통신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막대한 전력 소비가 필요하고 필연적으로 막대한 탄소가 배출되고 지구환경에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적은 전력으로 방대한 계산하기 위한 저전력 반도체와 대용량 양자컴퓨터 출현을 기대한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많은 컴퓨팅 기술이 뒷받침 돼야 한다. 가상세계에서 구매한 물건이 현실세계로 배달되기도 하고, 반대로 현실세계에서 구매한 물건을 가상세계에서 사용하게 되기를 원할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지불한 금액으로 가상세계 부채를 결제하기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암호화폐와 거래기술이 요구된다. 두 개의 공간을 넘나드는 경우 보안 이슈는 매우 심각할 것이다.

정교한 가상공간을 만드는 데에는 AI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AI란 지능적 행동을 컴퓨터에 시키고자 하는 기술로서 컴퓨터가 발명된 이후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연속하면서 발전해 지금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AI 기술의 특징은 센서를 이용해 인식한다는 데 있다. 인식한 결과를 세상 모델로서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또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사실의 학습도 가능하다. 자신의 실수를 분석해 실력을 쌓기도 한다.

지난 70년간 AI 연구는 인간의 인지능력을 모방하는 데 집중했다. 즉 보고, 듣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이런 능력의 AI 기술이 가상세계에서 인간과 아바타의 소통, 나아가 아바타 간 소통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시민교육으로서 컴퓨팅 교육이 필요하다

AI와 메타버스가 우리의 경제사회와 일상생활을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기술 변화가 너무 빨라서 보통 사람들이 그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출현은 대부분 컴퓨팅 기술 활용이거나 그 기술의 발전 추세에 의해 예측 가능하다. 컴퓨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면 새로 나오는 것들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당황하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언론에 비춰지는 AI와 메타버스는 종종 과장된다. AI의 현재 능력과 이 학문이 꿈꾸는 이상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메타버스 서비스가 어떤 속도로 진전되는가를 차분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AI가 가진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해 지금의 AI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모한 도전으로 실패를 계속해 자원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또 AI 능력을 낮게 보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좋은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AI와 메타버스가 초등학생까지 보급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그 기술과 서비스의 본질을 교육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사들이 정확하게 AI와 메타버스를 이해하는 것이 시급하다. AI 기술을 활용하고, 메타버스를 이해하는 가장 필요한 핵심 능력은 컴퓨터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능력, 즉 알고리즘을 만들고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미국 어린이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의 컴퓨팅 교육을 받는다. 미국 어린이는 코딩 교육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에서 AI 기술을 익히고 메타버스를 접한다. 우리 초중고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컴퓨팅과 AI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컴퓨팅 교육 시수를 늘려야 한다. 역대 정권들이 공교육에서 컴퓨팅 교육을 시도했으나 정보교사 수급 등에서 어려움이 있자 손을 놓아버렸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공약을 지키길 바란다.

AI는 '양날의 칼'로 잘 사용하면 많은 이익이 기대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AI와 메타버스가 만드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깊은 고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AI가 인종차별을 하고, 아바타가 거짓말을 하고, 선거법을 위반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AI 윤리와 클린 콘텐츠 캠페인이 중요한 이유다.

김진형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profjkim@gmail.com

<필자 소개>

김진형 총장은 한국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KIST 연구원, UCLA에서 인공지능 전공으로 박사학위 후 미국 Hughes 연구소와 KAIST 에서 30년간 연구 및 후학을 지도했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인공지능연구원장, 정보과학회장을 역임했고 국제미래학회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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