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국회를 공전 상태에 빠뜨린 여야 원구성 합의가 4일 본회의에서 결론을 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을 처리할 예정이다. 또 원구성 대치 상황에서 양쪽이 비공개회담 논의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3안을 제시하는지 여부가 향후 정국을 판가름 할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비공개회담을 갖고 원구성 관련 최종 협의를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즉각적 합의 도출에는 이르지 못하고 이후 계속 협의에 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양 원내대표의 만남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협의 내용은 4일 본회의에 앞서 열릴 양당 의원총회를 전후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새로운 3안의 제시 여부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일 예정이었던 국회의장 선출을 4일로 연기한 것은 여야 대화 분위기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변화된 안을 가져오길 부탁한다”고 제3안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3안 요구 조건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않았다. 우 비대위원장은 “제가 (권성동)원내대표면 야당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두세 개의 안을 더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어떤 것이다 얘기하는 순간 요구하는 상황이 되는 만큼 여당이 제안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동안 원구성 관련 여야가 공방을 주고받은 쟁점으로 볼 때 3안에서 제시될 수 있는 주제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축소 △사법개혁특위 구성 △검수완박법 헌재 심판 취하 등 세 가지다.
이중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는 것은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축소다. 이는 과거 국회에서부터 법사위가 이른바 '상원 노릇'을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며 줄기차게 개선이 요구됐던 사안이다. 국민의힘 역시 야당 시절 다른 상임위 법에도 간섭하는 법사위 권한에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같이 했었다. 여야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부분은 있지만, 그동안 양당 의견을 비쳐볼 때 충분히 합의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다.
반면에 검수완박법 헌재 심판 취하는 입장이 크게 갈린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에 대해서는 위법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내부도 전체적으로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의 경우 당초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중재안으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합의했지만 의원총회에서 거부돼 입장을 선회했던 만큼 물러서기 힘든 부분이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검수완박법 입법 절차가 적법했는지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면 될 일”이라며 “검수완박법 헌재 심판 취하 요구, 검수완박법의 연장인 사개특위 구성은 원구성과 관련이 없다”고 재차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원구성 합의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4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다른 상임위 구성은 계속해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규칙은 이번주 내로 결정하기로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