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비업체, 美 포드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사업' 뛰어든다

씨아이에스·엔에스·하나기술 3곳
우선협상자로…내달 최종 공급 계약
검사·전극·화성공정 장비 분야 지원
자사 최적화 시스템 설계·R&D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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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핵심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

미국의 대표 완성차 기업 포드가 처음 실행하는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사업에 국내 장비 업체 3곳이 선정됐다. 미국 전통 완성차 기업 중 독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건 포드가 처음이다. 포드는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시험생산)을 구축해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시스템을 최적화시킨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포드가 최근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 사업 핵심 공정 장비 업체로 국내 씨아이에스·엔에스·하나기술 3곳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다음달 최종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엔에스는 검사·스태킹(Stacking)·조립공정 장비를, 씨아이에스와 하나기술은 각각 전극공정과 화성공정 장비를 공급하게 된다. 설비 발주 규모는 200MWh 안팎으로, 발주액은 약 400억원이다. 이는 완성 배터리셀 업체의 최신 생산공장 규모에 비하면 크게 적다. 파일럿 라인이기 때문이다. 이번 발주는 포드와 SK온의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와 관계없이 포드 독자 사업으로 진행됐다.

포드가 발주한 배터리 생산라인은 우선 배터리 양산보다는 자사 전기차 최적화를 위한 배터리시스템 설계, 각종 성능 구현과 배터리 업체 관리를 위한 연구개발(R&D) 목적으로 활용된다.

포드가 발주한 배터리 장비는 리튬이온 삼원계(NCM)이며 폼팩터는 파우치 생산설비다. 하이니켈 배터리 등 R&D용도로도 활용된다.

업계는 포드가 파일럿 라인 구축을 통해 양산 기술을 습득, 향후 배터리 독자 생산을 위한 가능성도 제기한다. 올해 초부터 포드와 장비 공급 협의를 했던 장비 업체 다수의 의견이다.

장비 업체 관계자는 “포드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지만, 향후 배터리 양산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테슬라처럼 가격경쟁력과 공급력 향상을 위해 기존의 배터리셀 업체와 공급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자 양산체계까지 갖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리튬이온계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운영 중인 업체 현대차그룹, BMW 등이며 양산체계를 구축 중인 업체는 폭스바겐, 테슬라, 토요타 등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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