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5GHz 5G 주파수경매 흥행 예고···한국은 추가 주파수 '신중'

중대역 황금 주파수 차지 경쟁
낙찰가 수조~수십조원대 전망
국내, 제4통신사 몫 비워놨지만
美 흥행땐 활용론 재점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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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5㎓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절차에 착수했다. 5G 황금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 이동통신사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미국의 선제적인 주파수 공급전략과 경매 결과는 추가주파수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에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내달 29일을 2.5㎓ 대역 주파수 경매 시작일로 확정, 주파수할당 신청 결과를 공개했다.

FCC 할당 신청접수 결과, 버라이즌, AT&T, T-모바일, US셀룰러 등 이동통신사와 도코모퍼시픽 등 외국기업, 지역 방송사 등이 접수했다. 총 93개 사업자가 신청해 39개 사업자가 경매 적격 판정을 받았다. 부적격 사업자에게는 경매 이전까지 서류 보완 등 기회가 주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률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주파수 경매에서는 5G 선두주자 T모바일(미국 시장 3위)과 버라이즌(시장점유율 1위), AT&T(시장점유율 2위)가 치열한 주파수 확보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라이즌과 AT&T는 28㎓ 등 고대역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커버리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이후 중대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 대역 주파수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T모바일은 주파수사용권 추가 확보를 통해 커버리지에서 우위를 점하며, 전체 이통시장 순위 역전을 노린다.

2.5㎓ 대역은 대용량 데이터전송을 위한 충분한 대역폭(용량) 확보에 유리한 동시에 커버리지 확보에도 3㎓대 대역에 비해 유리한 '황금주파수'로 손꼽힌다. 미국 이통사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면서 경매 낙찰가는 최소 수조~수십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2.5㎓ 대역은 일부 와이맥스, 일부지역에는 공공주파수로 분배됐지만, 미국 정부가 5G 중대역 추가 확보를 위해 5G 용도로 재정비해 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와 같은 결정은 한국에도 시사점을 준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2012년 2.5㎓ 대역 40㎒ 폭을 제4 이동통신사를 위한 LTE·5G 용도로 분배했다. 하지만, 제4이통에 도전했던 중소기업, 컨소시엄 등이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10년째 유휴대역으로 비워진 상태다. 미국의 2.5㎓ 대역 주파수경매가 '대박'을 치며 흥행에 성공할 경우, 한국에서도 2.5㎓ 대역 활용론이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미국의 파격적인 5G 중대역 공급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중대역 5G 주파수 공급은 2.5㎓ 대역이 네 번째다. 미국은 2020년부터 3.5㎓ 대역, 3.7㎓ 대역, 3.4㎓ 대역 등을 차례로 경매해 총 600㎒ 폭 가량 5G 주파수를 공급·할당했다. 미국 정부는 '5G 패스트 플랜' 국가 전략에 따라, 주파수가 국가 디지털전환 핵심 자원이라는 판단 하에 기존 주파수대역 정비와 공급을 서두른 결과다.

한국도 5G플러스 스펙트럼플랜에 따라, 3.7~4.0㎓에서 총 300㎒ 폭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연구반을 통해 경매·할당 시점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5G 데이터트래픽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전파 전문가는 “이통사 수요가 많았던 미국과 다르게 주파수를 서둘러 할당했다가 사용이 어려워지는 경우 등도 있으므로, 정부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해 할당 시기 등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