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제작에 사용되던 인공지능(AI) 기술이 게임을 넘어 여러 산업군으로 확산하고 있다. 게임 서비스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 행동 분석과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제작 도구로 만들어진 실시간 렌더링 엔진은 가상현실, 메타버스, 버추얼휴먼, 건축건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게임 AI도 제작 공정 간소화, 불량 제품 탐지, 자율주행차량 학습, 인공지능 창작 등에서 활용도를 높여 갈 것으로 전망된다.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통해 시설이나 장비 가동 효율을 높이고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여러 서비스와 산업에서 활용 공산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사례도 증가세에 있다. 일본 소니는 게임 '그란투리스모 스포트'에 적용된 AI '그란투리스모 소피'를 자율주행차 산업에 접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피는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게임 장면을 시각 이미지 분석을 통해 인식한다. 인간이 눈으로 화면을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처럼 비전 기술을 이용해 게임 리플레이 데이터를 학습한다. 유럽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모션 캡처에 AI을 활용해서 자동 보정을 수행한다. 수작업으로 4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4분으로 단축했다. 사실적인 움직임 구현이 필요한 영화나 산업 시뮬레이션에서 주목하고 있다.


게임에서 사용되던 AI가 주목받는 건 게임제작과 서비스에 온갖 첨단 기술이 융합하고 서비스 하면서 그 결과치를 초 단위로 수집한 영향이다. AI 고도화에 필수인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분석할 기회가 많아 AI 연구에 유리한 점이 많다. 양성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은 “게임 AI는 게임 분야에만 한정하지 않고 전반적인 기술을 도약시키기 테스트베드면서 기술적 도메인이 된다”라며 “쇼핑 제안부터 행동 예측 기반 사회 안전망 구축, 전술 전략 예측, 로봇의 행동 생성 등 거의 모든 실세계 문제를 게임 속 세상을 통해 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