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은 냉철했다. 대한민국 대표 전문지를 표방하는 전자신문이지만 독자는 보다 통찰력 있는 정보와 분석을 원했다. 지난 17일 전자신문 독자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심층 분석을 한층 강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말고 심도 있는 분석 기사가 뒷받침돼야 독자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독자위원들은 전자신문 기사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도 제언했다. 오랫동안 전자·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뛰어온 전자신문이지만 부족한 점은 많았다. 전자신문은 창간 40주년을 맞아 독자위원회를 격월로 진행한다. 독자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좀 더 나은 언론이 되도록 노력한다. 독자와 보다 가깝게 소통하며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독자위원회 회의 내용을 지면에 담았다.
<독자위원회 참석자 명단> (위원장 이하 가나다순)
△김무환 포스텍 총장(위원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김예란 광운대 교수
△김한 유클릭 회장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
△주정민 전남대 사회과학대 학장
△최재유 법무법인 세종 고문
△장지영 전자신문 부국장(간사)
◇김영식=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소통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신문(지면)뿐 아니라 방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가 나온다. 최근 미디어에서 주목받는 것은 유튜브다. 유튜브를 잘 활용하는 매체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전자신문은 유튜브 열심히 하지만 구독자가 많지 않다. 전자신문은 현재 1만5800여명의 구독자가 있다. 다른 매체에 비해 적다. 전자신문도 어떻게 구독자 수를 늘릴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구독자 수가 매체 위상을 가늠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콘텐츠를 많이 노출 시킬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은 다른 신문에 비해 특성이 있는 신문이다. 많은 독자가 구독할 수 있는, 호감을 주는 방식이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전자신문이라는 특성을 살려 정보기술(IT)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콘텐츠를 확산하는 방안도 있다. 유튜브 플랫폼을 활성화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신문 지면과 동영상 콘텐츠 활용 방안도 마련하길 바란다.
◇우태희=전자신문 애독자다. 아침마다 전체 신문을 스크랩하는데 전자신문 기사가 가장 많다. 앞서 가는 기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업계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사,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가 많다. 신문을 보며 첨단 분야에 관해 배우는 것도 많다. 인포그래픽에 집중하는 것도 눈에 띈다. 같은 기사라도 인포그래픽 덕분에 전자신문 기사를 먼저 스크랩하게 된다. 항상 감사하다.
몇 가지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겠다. 4월 25일자 전자신문에 <대한민국 대전환 ON> 시리즈가 나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관련 산업 현실을 잘 반영했다. 좌담회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한 점이 좋았다. 4월 14일자 <반도체 설계시장 '클라우드' 뜬다> 기사도 앞서 나갈 수 있었던 기사다. 여기서 설계자동화(EDA)라는 말을 배웠다. 클라우드를 통해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다는 것을 알려줬다. 4월 18일자 <반도체 PR 재고량, 3개월치 마지노선 무너졌다> 기사도 업계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였다. 5월 13일자 <'탄산대란'오나…중소 탄산가스업계 '수급 비상'> 기사도 전자신문이 처음 보도한 것 같다. 이후 다른 신문에서도 탄산가스 대란에 관심 가졌다.
부족한 부분은 정책 쪽이다. 5월 4일자 <“산단 내 화력발전에 SMP 상한제 도입”> 기사를 보면 산업 단지 내 화력 발전 SMP(전력 도매가격) 상한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물류비가 올라서 SMP도 오르고 법적 근거도 있는 만큼 정부에서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주일 뒤 5월 11일자 <한전, 산단 화력발전 SMP 상한제 도입 '철회'> 기사가 나왔다. 검토 여부가 왔다 갔다하는 느낌이다. 전자신문이 앞서 나가 기사를 다루다 보니 일주일 간격으로 보도가 엇갈렸다.
5월 3일 <中·대만 제치고…韓 부품기업, 애플에 '반도체 소켓' 첫 공급> 기사 중에 중국이나 대만을 제치고 애플에 반도체 소켓 공급한 기업 A사가 나온다. 자랑스러운 일이고 자부심을 가질 부분이지만 애플 방침상 협력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은 내용을 밝혀서는 안 된다. 회사 기밀에 대한 사안이고 기사화한 걸 애플이 알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이런 부분도 감안해서 보도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5월 3일자 <“청정 암모니아 활용 중장기 전략 시급”> 기사는 한전 경영연구원 자료를 인용했다. 한전은 이 분야에 권위 있는 기관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암모니아다 보니 가스공사나 에너지기술연구원이 더 적합했다. 이쪽 의견을 반영해서 기사를 보다 탄탄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나 싶다.
같은 날 <尹정부 “공공데이터 전면 개방”>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발표 기사 내용은 좋았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했던 해외 디지털 플랫폼 성공·실패 사례나 제대로 추진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전문가 의견을 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안완기=전자신문 역할과 정체성이 명확한 기사들이 있다. 4월 22일자 <국가 초격차 R&D, 민간 PM이 맡는다>, 4월 26일자 <6G 초격차 실현·차세대 산업 선점 '투트랙 전략' 시동>, 4월 28일자 <尹 '과학 중심 국정 운영'…공염불 그칠 수도> 기사가 대표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현 상황을 조망했다. 전자신문만의 차별화한 콘텐츠였다.
시의성이 있는 테크 이슈를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도 돋보인다. 4월 12일자 <VC '영업익 2100%, 깜짝 실적>, 4월 15일자 <스타트업 발목 잡는 행정…“보고서 쓰다 날샌다”> 등 기사는 벤처·스타트업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4월 14일자 <개인 '데이터 주권' 회복…사업자 '초개인화 서비스' 발굴해야>, 4월 11일자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 걸림돌 된 인증제도>는 매우 시의성이 높은 기사였다. 전자신문 '헬스온' 특집이나 '배터리 데이' 기사 역시 심층 보도였는데 전자신문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쉬운 건 지면상 한계 때문인지 단순 중립 보도가 많고 해설 기사가 적다는 점이다. 전자·산업 섹션면에는 분석기사보다 단순 사실 전달 기사가 많다. 기사 수 자체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독자가 궁금할 이슈를 선별하고 심층 기사로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
4월 5일자 <카카오모빌리티, AI 배차 시스템 구조 공개 “30여가지 변수 분석해 택시 기사-승객 매칭” 기사는 AI 배차 시스템 구조를 공개하게 된 이면의 콜 몰아주기 등 논란을 언급했다. 카카오T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의 기사로 독자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기사 배경 설명, 기술 적합성, 앞으로의 방향 제시 등이 포함되면 좋겠다. 지면 상 한계가 있다면 온라인에서라도 다뤄주면 한다.
◇김한=전자신문 이슈가 원래 경제지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데이터베이스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분야를 전자신문에서도 많이 다룬다. 마이데이터라든지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가상 자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큰 이슈다. 보통 일간 신문에서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등 이슈가 있다. 최근에는 루나 같은 가상 자산도 큰 이슈인데 전자신문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 코인 이슈가 그렇다. 사건 터지니 언론에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 스테이블 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가 어떻게 파생 상품화해서 움직이는가도 좋은 이슈다. 전자신문도 이런 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10개월 전에 스테이블 코인 기사가 있었다. 월스트리트도 7~8개월 전에 다룬 바 있다. 모든 신문이 스테이블 코인이 안정적(스테이블)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스테이블 코인이 흔들리면 암호화폐가 모두 흔들린다. 스테이블 코인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를 봐야 한다.
이번 루나 사태는 시장 조성(마켓 메이킹)을 못해 줘서 발생한 것 같다. 루나도 화폐다. 과거 사례를 보면 화폐가 만분의 1까지 절하되기도 한다. 암호화폐도 절하될 때 시장 조성을 누가 하고 최종적으로 보증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사실 예전에는 경제 분야 업계에서는 전자신문을 많이 보지 않았다. 이제는 전자신문 보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전자신문도 IT 분야는 워낙 잘 하지만 금융 분야도 좀 더 투자해야 할 것이다. 금융 이슈를 얼마나 많이 다루고 투자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주정민=우선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 보도를 짚어보자. 윤 정부 출범으로 국민은 새 정부 정책 방향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과 인수위가 발표할 국정 과제에 어떤 내용 담길지 궁금해 한다. 전자신문 독자는 윤 정부 출범 후 5년 동안 디지털 경제와 전자·산업, ICT 분야 변화에 관심이 클 것이다. 5월 3일 윤 정부가 국정 과제를 발표하고 다음 날 <尹정부 110대 국정과제 209兆 투입> 기사가 1면에 실렸다. 4면과 5면에 걸쳐 국정 과제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4면은 국정 과제 전체 내용이고 5면은 과학기술 부문이었다. △경제산업 △외교안보 △과기우주 △의료 복지 등 세부적으로 4가지 분야를 구분했다. 두 면에 걸쳐 국정과제를 잘 정리했다고 본다.
다음날에는 전자신문 특성을 고려해 과학기술이나 ICT 분야 세부 내용과 분석 기사가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전자신문 독자층 관심사를 고려했다면 세부적으로 분석해 제시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두 번째 관심사는 'ET시론'이다. 오피니언의 ET시론 코너는 디지털 경제, 전자·산업, 통신과 ICT 분야에서 심도 있는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새로운 변화를 읽으면서 동시에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편집 기법도 좋아 가독성이 높다.
다만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 주제를 좀 더 시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주제는 너무 펼쳐져 있다. 전자신문 특성에 맞는 주제와 관점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ET 시론은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지식 전달이라는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개인 주장은 칼럼을 통해 게재했으면 한다. 가끔 하루에 2개 ET 시론이 게재된다. 하루에 하나씩 실어줘야 안정적이면서도 편집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T시론이 새로운, 살아 있는 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예란=전자신문은 우리나라 대표 전문지면서 시민 일반을 대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역할도 잘하고 있다. 첨단 주제를 전통적인 격과 품질로 전달해주는 일 잘 해줘서 감사한다.
그 만큼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기술 전문가가 아니고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제목을 보고 재미있겠다고 판단했지만 실제 심층 분석이 부족한 사례가 있었다.
핵심은 우리가 '가짜뉴스'라고 하는 부분이다. 가짜뉴스는 정교한 학술 개념이 아니다.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이 좀 더 정확하다. 반드시 잘못된 기사가 아니라 독자가 오해할 수 있는 기사를 의미한다. 이는 기사 품질과도 관련 있다.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도 있다. 의도적으로 조작하거나 가공한 것, 바로 '페이크 뉴스'다.
전자신문은 새로운 소재를 잘 다룬다. 새 주제를 하다 보니 빈 곳이 많다.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있다. 이러한 미스인포메이션 문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5월 16일자 <정부, '루나 폭락 사태' 긴급 점검> 기사를 예로 들어보겠다. 문장 중 '루나의 가치가 사실상 0원에 가깝게 수렴하게 됐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의미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이미 투자자들과 업계 전반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평이 나온다'라고 되어 있는데 인용이 없다. 어떤 업계인지 유령 같은 존재가 나왔다.
기사에서 보다 정확하고 실질적인 서술이 필요하다. '루나의 폭락을 배후 조정했다는 음모론도 있다'라고 하는데 뉴스원은 없다. 독자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언론 기사를 보는데 음모론은 선정적이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정부 대응도 소개됐다. 기사 내용에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없어 사태를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서술했다. 제목에서 정부 긴급 점검 나섰다고 했는데 기사 내용에서 이런 부분이 있으면 독자는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신뢰성을 잃게 된다. 충분히 노력한 기사지만 아쉬움이 있다.
심층 분석이 강화됐으면 좋겠다. 5월 11일자 <윤석열 20代 대통령 취임 “과학·기술·혁신이 자유민주주의 수호자”> 기사 경우 새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정책에 대한 심층 분석이 따라왔어야 했다. 시리즈도 가능했을 것이다. 기사 끝에 대통령 일정이 제시됐다. 이는 기사 주제인 과학과 기술, 혁신과는 무관해 보인다.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이며 일관된 논리에 따른 글쓰기가 필요하다.
전문 지식을 정확한 형식으로 독자에게 알려주는 데 힘써줬으면 한다. 새로운 정부가 어떤 것을 해야 하고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은 어젠다를 세팅할 권위가 있다. 정부가 더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독자의 95% 정도가 온라인으로 뉴스를 본다. 전자신문은 그 자체가 '전자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온라인 뉴스에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온라인 광고도 개선이 필요하다. 품위 있는 기사 구성을 저해하는 광고가 뜨기도 한다.
◇조준희=우선 소프트웨어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말하겠다.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메타버스는 심도 있는 기획 기사로 풀어야 한다.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충분한 양의 콘텐츠로 종합적인 안목을 늘릴 수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 4월 28일자 <CSP·MSP 선택, DX 혁신의 열쇠> 기사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와 클라우드관리서비스제공사(MCP) 특징, 경쟁력 등을 상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 비교해 볼 수 있었다.
SW나 IT 트렌드를 생명주기(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사도 필요하다. 트렌드 등장이나 확장 추세뿐 아니라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왔고 어느 수준으로 성숙했는지 라이프 사이클 관점 기사가 늘었으면 한다. 현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해결책까지 고민해 볼 기회가 있다.
SW 산업에서 공신력 있는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신규 비즈니스 고민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시장 자료다. 이슈가 될 아이템이 쏟아지고 정보량은 늘고 있지만 공신력 있는 시장 자료는 부족하다. 그런 측면에서 5월 3일자 <글로벌 DBMS 보고서> 기사는 5년간 상위 5개사 점유율 변화를 통해 클라우드 DBMS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을 명확한 숫자로 파악할 수 있었다. 가트너나 IDC 글로벌 통계 자료 외 우리나라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전자신문 자체 시장 조사 자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영 리더(Young Reader와 Young Leader)'도 확보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미래 스타 기업이 될 스타트업이 등장한다. 개발자 목소리가 커지고 CEO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과거 전통 리더들은 물론 새로운 젊은 독자층을 확보할 기사가 많아져야 한다.
SW산업협회장 입장에서도 말하겠다. 최근 SW산업협회를 비롯 17개 단체가 디지털 혁신을 책임질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설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충격이 컸다. 이런 부분을 짚어주는 기사가 부족했다. 17개나 되는 단체가 원했는데 왜 안됐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심층 취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최재유=공직 생활하면서 전자신문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동향을 파악했다.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하려면 SW 인재 교육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부분을 선도할 기사나 트렌드를 전자신문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으면 한다. SW 초·중등 교육도 시간은 적지만 의무화했다. 이런 변화가 잘 돌아가는지 점검해야 한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과 정원 늘리기 어려운데 이런 실태를 잘 파악해 사회 이슈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데이터 기본법이 만들어지고 마이데이터도 시행되는데 전자신문 여러 면 중에 '데이터' 면을 넣으면 어떨까 한다. 전자신문 인터넷에는 '미래를 보는 신문'이라는 문구가 있다. 분명 다른 신문보다 미래 지향적이지만 보다 강화해 젊은 독자층과 기업인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를 면밀히 분석해 독자층 구성 현황을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벌 동향에 대한 분석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다른 주요 신문은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있다. 전자신문도 특파원 체제를 도입했으면 한다. 정부도 앞으로 디지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 디지털 대표부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재 혁명을 이끌 수 있는 스페셜 리포트를 전자신문에서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지속가능한 성장과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평생 교육 등과 연계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교육 혁명, 인재 혁명에 관련된 역할을 전자신문에서 더 해줬으면 한다.
전국 면(전국플러스)을 활용해 창조경제 혁신센터, 테크노파크, 지역 정보통신진흥기관의 성공 사례나 실패 사례를 공유하면서 보다 발전할 수 잇는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권오경=정치·정책 섹션에는 정책 분야를 좀 더 심도 깊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좋은 대안이나 대책을 기사화해 정책 지침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학생들과 이야기 해 보니 전문용어나 신조어 사전과 같은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분야와 관련된 기획 기사면이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거의 구분하지 못해야 하는데 지금은 아니다. 구분이 없어지려면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굉장히 높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다루어 줬으면 한다.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이나 양자컴퓨터, 미래형 모빌리티, 디지털 트윈, 스마트 시티 등도 주제가 될 수 있다.
모든 일은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기업은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심도 있는 기사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산업이 발전하려면 벤처가 커야 한다. 많은 유망 벤처를 잘 육성하고 M&A가 활성화하면 대한민국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벤처 육성 방안도 다뤄볼 법하다.
◇김무환=전자신문은 종합지도 어려운 전국 지면을 매일 1~2면씩 할애하고 있다. 지역 기관에 많은 도움이 된다. 통상 1일 기사가 100~110건인데 많을 때는 10% 이상이 지역 소식을 전한다. 전국 연구기관과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소식을 한 번에 훑을 수 있어 기관장 입장에서도 잘 활용하고 있다.
요즘 기술적으로 지역이 많이 뒤지고 있다. 인구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수도권과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확장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역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5월 12일 <SMR 예산 삭감…親원전 정책 '엇박자'> 기사 옆에 사진 기사가 배치돼 있다. 하지만 기사와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 흥미는 느낄 수 있지만 내용은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기사 내용을 보면 5800억원 정도 예산 신청해서 2000억원이 깎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SMR 예산 3조8000억원, 프랑스는 1조3000억원 규모라는 내용도 있다. 짚어야 할 것은 다른 나라는 수조원씩 투입하는데 우리나라는 5800억원 수준인 현실이다. 예산이 적으면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예산 삭감 기사 주제를 잡아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지금까지 독자위원의 말을 정리해보면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신속한 보도와 동시에 시간을 갖고 심층 보도, 기획 분석하는 기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다. 전자신문은 전자 분야는 심층 분석 기획이 나오는데 그 외 분야는 신속 보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분석 기사에서도 최고 전문가 코멘트를 받으면 좋겠다. 그냥 전공 분야나 학과만 보고 의견을 받는데 가끔 틀린 내용이 있을 때가 있다. 해당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누구인지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것도 좋겠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많은 의견 대립이 존재한다. 전자신문뿐 아니라 언론 보도가 대체로 사실만을 보도하는 데 그친다. 기자 본인 의견이 없다. 때에 따라서는 신문사가 가진 철학과 방향에 따라 의견을 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물론 편향적이면 안 된다.
전자신문은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ICT와 연결되지 않은 분야가 없다. 바이오만 하더라도 ICT와 AI 없이는 안 된다.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있는데 ICT 기반으로 영역 확장을 준비해줬으면 한다.
국제 기사도 강화해주길 바란다. 지난 2주간 전자신문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기업과 관련 없이 국제 산업을 다룬 기사는 9개 불과했다. 전자신문 주요 독자가 오피니언 리더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기업은 물론 정책 변화가 아주 민감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 정세는 종합지에서 충분히 다루는 만큼 과학기술이나 스타트업, 혁신 분야는 전자신문이 강점을 가지고 돋보이는 기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리=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