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개 판매사·11개 금융기관 동참
판매대금 안전 회수 돕는 제도로 각광
하위기업 확산은 아직 미미한 수준
활용 유인 미흡...정부 지원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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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상생결제제도 활성화'를 선언했다. 상생결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553개 대기업과 국가기관, 15만2965개 판매기업, 11개 금융사가 동참하고 누적 720조원9571억원(지난 4월 기준)이 상생결제 방식으로 지급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1차 기업이 수취한 상생결제 금액 대비 2·3·4차 기업이 수취한 금액이 저조해 낙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최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으로 ESG경영 기조 강화가 확산하고 있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상생결제 활성화에 기폭제로 작용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7년간 누적 약 '721조원' 상생결제로 지급

상생결제제도는 지난 2015년 4월 처음 도입돼 7년째 운영되고 있다. 대기업이나 국가와 직접 거래하는 1차 기업뿐만 아니라 2·3·4차 기업까지 판매대금을 안전하게 회수하고 자금 회전율을 높이는 결제제도로 자리잡았다.

기존에는 기업간(B2B) 결제는 외상매출채권, 어음, 현금결제 등의 형태로 이뤄졌다. 이로 인해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연쇄부도가 발생하거나 높은 금융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상생결제는 이런 문제를 완전히 해소한다. 상생결제로 대금을 지급받은 기업은 대금지급 약속 날짜에 반드시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필요하면 약속된 기한 이전에 대기업·국가 신용도 수준의 낮은 금융비용(연 2~4%)으로 판매대금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다.

판매대금을 조기 현금화하더라도 상환할 의무가 없어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연쇄부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예치계좌로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거래처 부도 등 경영악화와 무관하게 반드시 판매대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1차 판매기업은 상생결제로 대금을 지급하면 법인세 환급, 장려금, 환출이자 등의 금융수익 혜택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하위 판매기업 결제환경을 개선함에 따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사회적으로는 기업 간 결제대금 유동화 시장이 제1금융권으로 흡수돼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었다.

이같은 장점에 힘입어 상생결제제도는 우리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했다. 2015년 4월 제도 도입 후 올해 4월말 기준 7년 동안 누적 720조9571억원 결제대금이 상생결제 방식으로 지급됐다. 작년 한 해에만 142조7787억원이 상생결제로 지급됐다.

현재 553개 대기업과 국가기관, 15만2965개 판매사, 11개 금융기관이 상생결제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상생결제제도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은 상생결제 온기를 1차 판매기업뿐만 아니라 2차 이하 판매기업으로 확산 중이다. 작년 처음 열린 '상생결제 확산의 날'에서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상생결제 선도은행으로서 대규모 상생결제 시스템 기능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들은 시간, 금액한도 등 상상결제 이용에 걸림돌이 되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상생결제 확산에 기여했다.

◇2차 이하 기업으로 낙수율 확대 관건

지난 7년간 상생결제제도를 도입한 결과 1차 기업이 특히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차 이하 기업으로의 낙수율이 여전히 낮아 상생결제제도 확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전체 상생결제 금액 중 1차 기업이 수취한 상생결제 금액 비중은 98.5%(709조9216억원)에 달했다. 반면에 2차 이하 기업이 수취한 상생결제 금액은 1.9%(11조355억원)에 불과했다.

한국재정학회가 발간한 '2021년 상생결제제도 경제효과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상생결제로 수취한 금액은 2015년 24조6000억원에서 2021년 약 142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34.1%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평균수취 상생결제금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차 거래 기업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2차 거래 기업 중 상생결제 방법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기업 업종도 다양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상생결제제도가 1차 거래기업의 자금사정 개선 기능보다는 지급 안정성 제고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봤다. 또 표본수는 적지만 2차 거래기업 할인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1차 거래기업과 2차 거래기업의 상생결제 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상생결제를 수취한 1차 기업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유인이 미흡해 낙수율이 저조하다고 봤다. 현재 정부는 상생결제 지급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조세특례제한법 제7조의 4)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정책개발원이 실시한 2021년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생결제로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은 전체 응답자의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유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정부의 세액공제 혜택이 1차 기업 참여를 독려하기에는 미흡한 셈이다.

한국재정학회는 보고서에서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할 경우 상생결제를 도입 또는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비율이 65.3%인 점을 감안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상생결제제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