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600선 아래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4.25포인트(P) 하락한 2596.56에 장을 마쳤다.
개장과 동시에 2% 이상 급락해 연중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수는 오전 2550선까지 하락한 후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점진 회복, 2590선으로 최종 복귀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기관이 각각 2855억원, 69억원어치 사들였고 외국인은 3174억원어치 팔았다.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이후 애플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종목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기술주에서 가장 먼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에서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통신, 음식료 등 방어주와 가격 메리트가 있는 반도체 업종은 일부 반등했다. 특히 건설기계나 사료의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 기대감이 작용하며 강세를 보였고 사료는 전쟁 장기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며 매수세에 힘이 실렸다. 반도체주 강세는 저가 매수 유입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계약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 낙폭이 축소됐으나, 매크로 불확실성 개선의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고, 11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에 촉각이 집중될 것”이라며 “최근 위험자산 회피로 저점 매수세가 부재하면서 적은 매도 압력에도 시장 변동성이 상승하고 있어, 불확실성 개선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취약한 수급 양상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