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어떠한 부당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호영 후보자는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제기된 의혹들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고, 자녀의 의대 편입이나 아들의 병역 판정에 있어서는 후보자 본인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북대병원장을 지냈던 정 후보자의 자녀들은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아들이 첫 병역 판정 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고 이후 4급 판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경북대병원에서 척추질환 진단을 받아 병역 의혹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보다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자녀의 편입학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 대한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가 최대한 신속히 이뤄지기를 요청한다”면서 “병역 판정에 대해서는 국회가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아들의 척추질환에 대한 검사와 진단도 받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비판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적 의혹 제기에 대해 핵심 논점에서 벗어난 자기합리화, 입증 책임을 국민과 국회, 언론으로 돌리는 기자회견이었다”며 “자교 출신 의대 교수 비율이 80%가 넘는, 순혈주의가 공고한 경북대에서 과연 병원장 자녀가 편입 입학한 것이 공정했을지가 국민의 의문”이라고 밝혔다.
지명철회와 사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는 16일 정 후보자에게 “용기 있고 명예로운 자진사퇴를 요청한다”고 성명을 냈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무상의료운동본부 등도 앞서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청문회 정국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벼르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