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의 주인공, ‘프로페서-X’는 영화 속에서 초능력을 증폭시키는 장치 세레브로를 사용한다. 헬멧 모양으로 뇌파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내달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민간 우주비행사들은 세레브로를 닮은 헬멧을 쓰고 뇌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IT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이스라엘 신경과학 스타트업 ‘브레인.스페이스’는 4월 악시옴 스페이스의 임무 ‘AX-1’의 민간 우주비행사들이 자사의 뇌파 측정 헬멧을 착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연구에서 우주 공간의 미세 중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게 근육량이나 골밀도 감소 같은 부분에 국한돼 있다. 뇌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부족해 실제 영향을 정확히 산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과학자들은 미세중력이 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출간된 네이처지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우주에서의 움직임과 미세중력을 경험하기 전과 후로 우주비행사들을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검사해 본 결과 중추신경계통이 영향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전후 비교는 있지만 임무 중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로는 알 수 없다. 이에 브레인.스페이스는 뉴런이 생성하는 전기장으로 뇌 활동을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내달 6일 AX-1 임무를 띈 민간 우주비행사 3명이 우주로 향한다. 미국 부동산투자회사 사업가인 래리 코너, 캐나다 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패시,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부유한 사업가인 이단 스티브다. 각각 왕복 티켓 한 장을 5500만달러(약 667억원)에 구입한 우주비행사들은 관광이 아닌 실제 우주에서 과학 연구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륙 전, 비행 도중, 이륙 후에 뇌파 측정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 인지 검사를 수행하게 된다. 이 헬멧은 거의 실시간으로 인간의 뇌 활동 데이터를 마이닝하도록 설계됐다.
헬멧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부품은 칫솔모 같은 빳빳한 장치, 컴퓨터, 마이크로칩으로 구성됐다. 칫솔모처럼 생긴 장치는 최적의 뇌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센서가 착용자의 피부에 더 쉽게 닿도록 해준다.
우주인들은 460개의 센서가 장착된 헬멧을 교대로 착용하며, 인지 테스트를 수행한다. 테스트가 수행되면 센서는 신경학적 전기신호를 포착하게 되고 이 신호는 헬멧에 내장된 마이크로 칩에 기록된다. 전체 프로세스에는 약 10~15분이 소요되며, 우주인들은 해당 절차를 3번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칩에 저장된 데이터를 우주인이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 알고리즘이 이 정보를 선별해 연구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변환한다. 이 데이터는 지구로 전송된다. 이 자료를 전 세계 연구진들이 활용해 미세중력이 인간의 뇌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의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