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당 200만→3500만원 거래
'제조공정 핵심' 약점 악용 비판
삼성·SK하이닉스, 3개월치 재고
사태 지속 땐 제조원가 상승 우려

중국산 네온가스가 지난해 말 대비 17배나 급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부족 사태가 빚은 여파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장비 레이저 소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다. 중국기업은 제조 공정에 꼭 필요한 약점을 악용해 막무가내로 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는 제조원가 상승으로 비상이 걸렸다.

중국산 네온가스 가격은 지난해 말 병당(47ℓ들이) 200만원에서 최근 35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무려 17.5배 폭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통망이 불안정해진 데다 우크라이나 특수가스 제조 설비가 포격으로 생산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중국산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한 가스업체 관계자는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가 중국산 네온가스 주문을 갑자기 늘렸다”면서 “가격 급등에도 오히려 주문량은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스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특수가스 업체도 코로나19로 공장 가동률이 줄어서 절대 공급량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며칠 사이에 가격을 올리는 배짱 장사까지 횡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네온가스 재고량을 최소 3개월치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생산과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네온가스발 반도체 제조원가 상승이 반도체 가격 인상,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인상 도미노'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표>중국 반도체용 네온가스 가격 변화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