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통상' 주무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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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은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카운터파트' 기관과의 협력관계가 중요합니다. 5년마다 정부 조직 개편을 얘기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입니다.”

최근 열린 '신(新)정부 통상정책 심포지엄'에서 한 통상 전문가가 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해묵은 통상 조직 이관 논의가 재점화된 데 따른 지적이다. 이 전문가는 최근 30년 간 통상 조직을 두고 부처 간 '샅바 싸움'이 반복되는 점을 질타했다.

통상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줄곧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통상 기능 이관을 둘러싼 논의가 촉발됐다. 외교부가 통상 기능 이관을 강력하게 원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외교부의 통상 이관 요구가 시대적 추세에 맞지 않고 명분도 부족하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통상이 공급망, 디지털, 탄소중립 등과 연계되는 상황에서 실물경제·산업정책과 통상 연계의 중요성이 커졌다. 또 공급망 문제가 최근 몇 년 새 수시로 불거지면서 산업 부처에서 통상을 관장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미국, 유럽연합(EU) 같은 주요국은 아예 '통상 정책'을 '산업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다. 특히 첨단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산업은 강력한 산업 정책과 연계해서 대응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반도체·배터리·희토류·바이오의약품 등에 대한 공급망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반도체법'(EU Chips Act)을 제안하기도 했다. 독일·중국·일본·멕시코 등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 규모가 크고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주요국 또한 산업 부처가 통상을 관할하고 있다.

무엇보다 통상과 산업이 착근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조직 흔들기는 통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산업과 통상 인력이 교류하면서 통상 조직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 갑작스러운 조직 이관은 전문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통상 경쟁력이 국익을 좌우하는 시대다.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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