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메타버스 시대, 미래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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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대학교 캠퍼스에 오랜만에 생기가 돈다. 코로나19 이후 2년여 만에 대면수업을 재개한 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방역 조치로 어쩔 수 없이 한동안 닫혀 있던 한성대 내 '상상파크'도 다시 문을 열었다. 한성대는 2019년부터 창의융합교육을 위해 VR·AR 및 메타버스 기술과 관련된 첨단 실험 장비를 갖춘 상상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적막했던 공간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VR·AR 시뮬레이터존에서 학생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모션트래킹 스튜디오에서 동작 감지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신이 났다.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학생들이 팀프로젝트룸으로 삼삼오오 들어간다.

이곳에서 상상력과 꿈을 기른 2022년 새내기들이 사회에 진출할 5년 뒤, 10년 뒤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섣부른 예측일지 모르겠으나 인간과 인간이 경쟁하는 시대라기보다는 인간과 기계가 경쟁하는 시대가 될지 모른다. 산업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제 대학에서 과거의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를 예견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가르쳐야 할 때다.

대학은 새로운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앞으로 전 세계가 가상현실에 기반한 메타버스 속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차원이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핵심기술을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학생들이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AI) 기술 역시 전공을 불문하고 자기 분야에서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논의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래서 최근 많은 대학들이 'X(주전공)+AI'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성대는 이미 코딩 교과목을 교양필수과목으로 교육하고 AI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돕는 과목을 학생들이 교양필수로 선택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메타버스 역량 교육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메타버스 핵심기술인 증강현실/가상현실, AI 기술, 빅데이터, 사이버 보안 등의 교과목을 이수하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메타버스 기술을 구현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학생에게 메타버스 역량 인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한성대에서 메타버스 인증을 받으면 업계에서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로 인정받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다.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 교육과 학습의 혁신도 요구된다. 미래산업이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융합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 및 경험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세계 유수의 대학들, 글로벌 교육기관, 에듀테크 기업들이 기술과 교육을 접목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한국의 교육시장을 겨냥해서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제 우리 대학들은 국내 대학 간 내부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학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대학들이 전공과 학문, 지역과 국가 경계를 넘나들면서 공유하고 협업하며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다.

메타버스 기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공유협업의 가능성을 우리 대학들에 제시하고 있다. 개별 대학이 외롭게 살아남는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대학들이 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여하고 공존하는 메타유니버시티 모델을 메타버스 기술 기반으로 구현할 수 있다. 메타유니버시티는 미국 주립대의 캠퍼스 연합 개념에서 메타버스 기술과 결합해 높은 수준의 공유협업을 하는 대학 연방 모델이 될 수 있다.

인류 역사의 변곡점에서 대학은 늘 위기였지만 늘 도전에 응전하며 진화하고 있다. 한국의 대학들이 산업화 시대 및 정보화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미래사회 고등교육의 혁신모델을 선도하길 바라고 또 기대한다.

이창원 한성대 총장 gosoo7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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