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2000억 배터리 소부장 펀드' 만들었다

정부와 산업계가 배터리 분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을 위한 2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배터리셀 완제품 중심 산업을 소부장 전체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방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이차전지 R&D 혁신펀드' 결성식을 개최했다.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2000억원 규모 펀드가 출시돼 올해 1분기 중에 실제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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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2에서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왼쪽부터), 지동섭 SK온 사장,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 겸 삼성SDI 부회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호 삼성SDI 사장, 김동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펀드 투자자는 정책자금 300억원, 국내 배터리 3사가 각각 67억원씩을 모아 200억원 출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기관투자자 등 민간 출자금 1500억원이 포함됐다.

당초 산업부와 운용사는 정책자금과 배터리 3사 출자금, 민간 투자금을 합해 총 800억원 규모 펀드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모집과정에서 민간투자 금액이 당초 300억원을 크게 웃도는 1500억원이 조성되면서 최종규모는 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차전지 펀드 운용기간은 8년이다. 펀드는 이차전지 분야 유망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 지분에 투자한다.

기업당 50억~100억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운용기간 동안 총 30여개 기업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차전지 펀드는 기술 잠재력을 위주로 평가해 투자한다. 선정 기업에는 전문기관이 참여해 기술컨설팅을 지원한다. 규모는 작지만 유망한 기업이 펀드 자금을 통해 충분한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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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섭 SK온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문승욱 산업부 장관에게 배터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날 “이차전지 분야에서 우리 기업은 이미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그간 배터리 기업의 외형적 성장을 탄탄히 받쳐줄 수 있는 소부장 기업의 동반 성장이 아쉬웠었지만, 이번 펀드를 계기로 우리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에 걸맞은 국내 소부장 생태계도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터배터리 2022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글로벌 배터리 3사가 모두 참가했다. 또 음극재 분야 세계 점유율 6위 포스코케미칼, 전해액 분야 세계 점유율 6위 엔켐을 비롯해 250여 국내외 기업이 대거 참가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산업부가 주최하는 3개 분야 전시회(인터배터리, 전기·발전산업전, 스마트그리드엑스포)의 공동개막식과 함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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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