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먹구름 드리우는 물가…러시아 제재가 인플레 압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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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사진=연합뉴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1일 물가당국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95.0달러로 전주(92.1달러) 대비 3.1%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인 73.2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0% 가까이 오른 수치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부터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9년 8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이어 11월(3.8%), 12월(3.7%), 1월(3.6%) 등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상승률 폭은 소폭 하락하고 있으나 최근 물가가 치솟은 영향으로 2월에는 4%대 물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르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P)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물가가 2.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에서 물가상승률이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와 KDI 모두 국제유가가 70달러라는 가정 하에 물가상승률을 예상했다. 정부는 6~7월께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KDI는 5월 발표할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물가 예측치를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KDI가 지난 1월 경제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데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점도 물가에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24일 1200원대에 진입한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안전 자산 선호로 인해 원화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금융 제재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외환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유가가 오르고 있는데 환율도 오르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는 100달러를 이미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주요 원유, 가스, 산업용 금속, 밀 수출국인데 이들 상품의 공급이 제약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통화 긴축 의지를 밝힌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은 통화 정책의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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