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사가 다른 카드사의 승인·매입 중계(VAN)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법령해석이 나오면서 카드업계와 VAN업계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고유 업무라고 판단했지만, VAN업계는 동일한 사업을 하는 만큼 등록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부가통신업(VAN)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업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신용카드업자가 직접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법령해석은 비씨카드가 타 카드사의 승인 거래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VAN업계가 업무의 법적 성격과 적용 규제를 명확히 해달라며 질의하면서 이뤄졌다. 비씨카드는 자체 카드뿐 아니라 회원사와 일부 타 카드사의 승인 거래도 처리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업을 △신용카드 발행·관리 △신용카드 이용과 관련된 대금결제 △신용카드 가맹점 모집·관리 가운데 대금결제를 포함한 둘 이상의 업무를 영위하는 사업으로 규정한다. 금융당국은 카드 승인 조회와 승인 중계, 매출전표 매입, 자금정산 등 VAN 업무를 이 가운데 '신용카드 이용과 관련된 대금결제'에 포함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다른 카드사의 승인·매입 중계 업무도 별도 VAN 등록 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카드 거래 과정에서 VAN사의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이 법적으로 필수는 아니라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반면 VAN업계는 이번 해석이 질의 취지와 다소 다르다고 주장한다. 자사 카드의 승인·매입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것과 타 카드사의 거래를 위탁받아 사업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VAN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신의 승인 거래를 직접 처리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쟁점은 타 카드사의 승인 거래를 중계하는 경우에도 VAN 등록 없이 사업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사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다면 실질적으로 부가통신업을 하는 만큼 VAN 사업자로 등록하고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는 승인·매입 중계가 본래 카드사가 수행해야 하는 결제 업무라고 반박한다. 카드사가 처리하던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외부 사업자인 VAN에 맡기면서 형성된 산업인 만큼, 위탁했던 업무를 카드사가 다시 직접 수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업은 허가업이고 VAN업은 카드사의 결제 업무를 대행하는 등록업”이라며 “승인과 대금결제는 여전법상 카드사의 본질적인 업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도 같은 입장이다.
이번 법령해석을 계기로 카드사의 결제 업무 범위와 VAN 등록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